[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오는 15일 예정됐던 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가 전면 중단되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비트코인은 이틀 연속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에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 캐시(BCH) 등 알트코인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 세그윗2X 프로그래밍을 주도하던 핵심 개발자 제프 가직의 프로그래밍 개발 중단 선언과 함께 가상화폐 전자지갑 업체 비트코(BitGo) 최고경영자(CEO) 마이이 벨쉬, 비트코인 전자지갑 자포(Xapo)를 만든 웬스 카사레스, 가상화폐 채굴업체 비트메인의 대표 우지한, 가상화폐 지갑 '블록체인'의 설립자 피터 스미스, 가상화폐 거래소 쉐이프쉬프트 대표 에릭 보헤스 등이 이에 동의하면서 세그윗2X 하드포크는 취소됐다.

세그윗2X 하드포크 취소 소식이 알려진 직후, 비트코인은 더이상 쪼개지지 않는다는 기대감에 따라 잠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그윗2X 하드포크로 인해 분리될 가상화폐를 에어드롭 받지 못한다는 소식이 연달아 나오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어드롭은 특정 코인을 무료로 지급받는 이벤트로, 이번 세그윗2X 하드포크 이후 또 하나의 비트코인 파생 코인이 나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해당 신규 코인을 에어드롭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그윗2X 하드포크 무산 이후 비트코인에 유입됐던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자료=코인마켓캡)

세그윗2X 하드포크 이후 탄생될 가상화폐를 에어드롭으로 배당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동안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렸다. 또 이로인해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61.7%까지 상승했다.

세그윗2X 하드포크가 무산된 현재는 57.87%로, 그동안 비트코인에 몰렸던 자금이 빠르게 이탈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약 300달러(한화 약 33만5000원)가 하락한 7140달러(한화 약 798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에 몰렸던 자금이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리플, 라이트코인 등 상위에 랭크된 알트코인으로 몰리면서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가상화폐들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크립토코인뉴스는 "세그윗2X 하드포크 이후 에어드롭을 기대하며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라며 "대규모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현재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등 알트코인으로 투자처를 바꾸기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11월 10일 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시세 (자료=코인마켓캡)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11월 10일 오전 7시 15분 기준 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거래 가격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7145.13달러(한화 약 798만8255원) ▲이더리움 318.48달러(한화 약 35만6060원) ▲리플 0.216266달러(한화 약 241.79원) ▲비트코인캐시(BCH) 670.14달러(한화 약 74만9216원) ▲라이트코인 64.82달러(한화 약 7만2468원) 등을 기록 중이다.

이들 가상화폐는 9일 대비 ▲비트코인 -2.66% ▲이더리움 2.18% ▲리플 0.33% ▲비트코인캐시(BCH) 7.72% ▲라이트코인 6.65% 등으로 비트코인 세그윗2X 취소 이후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리플 등 알트코인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10일 오전 7시 15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 추이 (자료=빗썸)

국내 가상화폐 거래 중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빗썸의 국내 가상화폐 거래 가격은 ▲비트코인 802만원 ▲이더리움 35만5150원 ▲리플 241원 ▲라이트코인 7만1860원 ▲BCH 74만7900원 ▲모네로 12만8000원 ▲제트캐시 28만7100원 ▲퀀텀 1만3230원 등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9일 대비 ▲비트코인 -2.98% ▲이더리움 2.42% ▲리플 0.83% ▲라이트코인 3.05% ▲BCH 7.16% ▲모네로 3.62% ▲제트캐시 3.10% ▲퀀텀 -0.11% 등으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소폭 하락하며 주춤거리고 있으며,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들은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비트코인 에어드롭으로 인한 추가 이득이 불가능해 짐에 따라 자금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자료=코인원)

비트코인은 세그윗2X 하드포크 취소 소식이 발표됨에 따라 한때 868만원까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내 796만원까지 하락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에어드롭으로 무료 코인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나며 가격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현재는 801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도 물량이 쌓여가고 있는 만큼 800만원선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측은 "현 비트코인 가격의 경우 세그윗2X 이슈 말고도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상승한 만큼,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비트코인에서 이탈된 자금 중 일부가 이더리움으로 들어오면서 가격이 37만원선까지 급등했다. (자료=코인원)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세그윗2X 취소 소식이 나옴에 따라 매수 물량이 몰리면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세그윗2X 취소 발표가 있기전 33만원선이었던 이더리움 가격은 빠르게 상승해 한때 37만원선까지 올랐다. 현재는 차익 매도 물량이 발생하며 상승폭이 누그러지며 35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패리티' 전자지갑의 보안 취약점 발견으로 거래가 중지된 상태로 해당 이벤트 결과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 무산 이후 BCH의 가격이 75만원선까지 상승했다. (자료=코인원)

비트코인캐시(BCH)는 이번 세그윗2X 취소에 비트코인캐시(BCH)의 탄생을 주도했던 비트메인의 우지한 대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가격이 75만원선까지 급등했다. 세그윗2X 하드포크 이후 비트코인 파생 코인이 나오게 되면 비슷한 과정에서 탄생한 비트코인캐시와 신규 코인이 직접적인 경쟁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세그윗2X 무산으로 비트코인 파생 코인은 나오지 않게 되면서 비트코인캐시는 다시 한번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특히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트랜잭션 처리 능력이 우수한 비트코인캐시가 향후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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