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특성있는 오프라인 창구를 신설하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가상화폐 거래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1, 2위를 차지하는 빗썸과 코인원은 각각 1개씩의 오프라인 창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오프라인 창구 확장 이유로 가상화폐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향상과 디지털에 가까운 세대 외에도 오프라인에 익숙한 세대에 이르는 투자자 계층의 확대를 타깃하고 있다.

일각에서 가상화폐는 디지털 화폐인 만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기술 개발 등에 중점을 두는 것이 투자자 신뢰 향상의 1순위라고 주장하며 오프라인 창구에 대해 불필요한 움직임이라는 의견도 내세우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오프라인 창구 현황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빗썸, 오프라인 창구 첫 시작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빗썸은 지난 8월 16일 오프라인 창구를 개설하며 첫 신호탄을 쐈다.

빗썸의 강남 고객서비스센터 모습 (사진=빗썸)

빗썸은 서울 강남에 고객서비스센터를 오픈하며,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1:1 오프라인 상담창구와 금융피해 발생시 대처방안 등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자산보호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가상화폐 전문 운영 상담사와 200여명의 콜센터 상담원이 구성된 CS센터도 함께 마련돼 있다.

빗썸 측은 "가상화폐라는 것이 디지털 상에서 가상의 상품으로 존재하는 만큼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점의 필요성을 고객과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라며 "그동안 가상화폐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는 고객들이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프라인 상담 창구를 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강남센터만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추가 오프라인 창구 개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강남센터 외에도 강북과 부산에 신규 오프라인 창구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빗썸의 강북 고객서비스센터는 '을지로입구역' 근처로 확정된 상태로,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일 전후 오픈될 예정이다. 또한 부산 고객서비스센터는 12월 중 오픈된다. 빗썸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 인천 등에도 고객서비스센터를 오픈할 계획은 있으나 아직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아 내년 이후 상황을 지켜본 후 진행될 예정이다.

운영 중인 빗썸 강남 고객서비스센터는 일 평균 100여명의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 및 문의를 위해서 직접 방문하고 있으며,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운영된다. 주말은 이용할 수 없다.

빗썸은 "신규로 오픈할 강북센터는 오프라인 방문 고객들이 많다면 언제든지 확장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라며 "현재는 비밀번호 분실 등 기본적인 문의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창구에서 신규 가입 및 가상계좌 생성 등을 통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업무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인원, 다양한 목적 위한 편의 공간 마련

코인원은 지난 9월 12일 우리나라 금융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여의도에 오프라인 창구 '코인원블록스'를 오픈했다.

코인원의 오프라인 창구 코인원블록스 모습

코인원블록스는 고객상담 창구뿐만 아니라, 코인원의 모든 온라인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 동일하게 제공한다. 특히 상장된 가상화폐에 대한 백서를 비치하고, 가상화폐 전문가가 상시 머물면서 전문적인 상담도 진행한다.

코인원은 코인원블록스가 단순한 고객상담 창구로 이용되기 보다는 고객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 자동현금지급기(ATM)가 설치돼 있어, 누구든지 ATM을 통해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환전하거나 다른 지갑으로 이동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볼 수 있다. 또한 중앙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들의 거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도 마련돼 있다.

신원희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오프라인 창구 마련은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라며 "기존 금융권은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있지만, 가상화폐는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이고 미래 금융 산업을 대표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처리한다는 점을 어려워 했는데, 고객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원블록스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일 평균 50여명의 고객들이 방문한다. 특히 일반 상담창구 외에도 세미나, 회의 등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주말에는 가상화폐 관련 밋업(Meet-up) 행사 등이 열린다.

신원희 COO는 "추가 오프라인 창구를 열 수는 있으나, 현재로써는 추가 확장 보다는 현 오프라인 창구인 코인원블록스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코인원블록스에서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장소로 테스트한 이후 상황에 따라 새로운 오프라인 창구 개설에 대해 생각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가상화폐 거래소 개설보다 기술 개발 힘써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오프라인 창구 확장에 나선 가운데, 가상화폐 거래소라면 오프라인 창구 개설보다 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익환 코인네스트 대표는 "온라인 시대에 오프라인 창구를 개설한다는 것은 나이드신 분들을 가상화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타깃 삼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상화폐가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창구가 더이상 필요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창구는 VIP를 위한 시설로 운영된다면 존재 이유가 있겠지만, 일반 고객들을 위해서는 온라인을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코인네스트 측은 온라인에 대한 기능 및 혜택을 강화하는 편이 일반 고객들에게 편의성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오프라인 고객센터보다 자체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안정성·편의성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익환 대표는 "기존 금융권에는 오프라인 창구를 줄이고 있는데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오프라인 창구를 늘린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말하는 고객 신뢰 문제는 기술력에 있는 만큼 기술력을 충족시킨다면 고객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자연스럽게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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