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이클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 셔터스톡]
과거 사이클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을 지탱하던 주요 동력이 이제는 되레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부정적 심리를 넘어 실질적인 자본 이탈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의 리서치 책임자 그렉 시폴라로(Greg Cipolar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하락세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지난 10월 10일 발생한 19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청산을 계기로, 비트코인 강세의 3대 동력으로 작용하던 상장지수펀드(ETF) 유입,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수요, 스테이블코인이 하락 압력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한때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을 이끌며 강세장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유출이 지속되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의 주요 수요원이었던 DAT 시장도 급속히 위축되며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DAT 기업들은 주식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축적하며 순자산가치(NAV)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지만, 현재 프리미엄이 축소되며 많은 DAT가 NAV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시폴라로는 DAT 기업들이 아직 재정적으로 건전하며, 이자 부담도 관리 가능하고 배당 중단 옵션도 있어 시장 하락이 심화하더라도 즉각적인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지난 사이클의 또 다른 핵심 요소였던 스테이블코인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대출 유동성의 기반이었지만, 최근 공급량이 감소했다. 통상 리스크 오프(risk off) 국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잔액이 증가하지만, 이번에는 감소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자금을 철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폴라로는 이를 단순한 리스크 회피가 아닌 실제 자본 유출로 해석하며,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폴라로는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대량 매집을 언급하며, 이러한 움직임도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개별 대량 구매가 구조적 레버리지 해소 및 자본 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임을 보여준다. 

시폴라로는 "비트코인 강세 사이클은 항상 새로운 구조적 수요, 대규모 자금 유입, 정치·규제 환경 개선이 맞물리는 '반사적 고리('reflexive loop)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나 10월 초 발생한 대규모 청산 이벤트로 ETF 유입이 역전되고, DAT 프리미엄이 붕괴하고,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반사적 고리는 힘을 잃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고리가 무너지면 시장은 유동성 위축, 레버리지 매수 효과 상실, 스토리와 자금 유입의 단절 순으로 움직이며, 과거 주요 사이클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폴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스토리가 여전히 건재하다고 진단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채택과 국가 차원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 자산으로서의 역할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사이클을 참고한다면 앞으로의 길은 불안정하고, 감정적으로 부담이 크며, 갑작스러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최선을 바라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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