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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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엔비디아 호실적 발표 이후 반짝 상승했던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과 외국인 투매에 다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 불확실성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3853.26으로 전거래일 대비 3.79% 급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만 2조9501억원, 코스닥에서 1281억원을 순매도하며 올해 들어 최대 일간 순매도액을 기록, 지수를 끌어내리는 동력이 됐다.

이는 엔비디아가 3분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글로벌 AI 거품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고평가된 자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엔비디아 매출채권 상승을 빌미로 한 빅테크의 AI 수익화 지연 우려도 재점화됐다. 

또 10월 FOMC 의사록 공개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수 위원들이 금리 목표 현행 수준 유지가 적절하다고 피력했으며 일부 위원만 12월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선제적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불편하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후퇴시켰다.​ 12월 FOMC 회의 전까지 10월~11월 고용지표 및 물가지표 발표가 부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후퇴한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66.2%로 높아졌으며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은 크게 위축됐다.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경기지표의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 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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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는 미국 3분기 GDP, 9월 소매판매, 10월 핵심 PCE 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3분기 GDP는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며 금리 인하 효과 속 고소득층 소비에 힘입어 9월 소매판매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고환율 고착화 우려 및 부동산 경기 불안정성을 고려해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성장률 전망치 상향과 함께 기존보다 중립적 통화정책 기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FOMC(12월11일) 전까지 AI 버블 우려와 금리 인하 불확실성 관련 노이즈가 이어지며 미국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매물 출회와 저가 매수 자금 유입이 상존하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AI 밸류 부담은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나 남은 과제는 금리다. 인하 기대는 후퇴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경기지표의 영향은 오히려 제한될 수 있다. 다만 미국 주요 소매기업 실적 부진으로 소비재 주가가 약했던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에서 방어적 성격의 종목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수익성을 증명하는 소수의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부채조달로 넘어간 투자 사이클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시기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AI 버블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견고한 AI 수요가 재확인됐지만 논란은 지속 중"이라며 "버블론은 과도하지만 빅테크 수익성 우려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수익성과 기술력을 증명하는 소수의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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