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진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구경모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김연서 데이터프로덕트그룹장 [사진: 쏘카]
(왼쪽부터) 이재진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구경모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김연서 데이터프로덕트그룹장 [사진: 쏘카]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카셰어링 업체 쏘카는 1000만 가입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소지자 3명 중 1명이 쏘카 회원이다.

쏘카는 카셰어링을 넘어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차창도 운영하고 전기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KTX와 협력해 숙박시설을 연결하고 여행지를 추천하는 서비스로도 확장했다.

쏘카가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엔 나름 이유가 있다. 데이터다.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험을 빠르게 제공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서비스 최전방에서 데이터를 지켜보는 쏘카 데이터프로덕트 그룹(Data Product Group, 이하 쏘카 DP)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쏘카에게 모든 순간은 '데이터'

쏘카DP는 데이터를 분류하고 연결해 조직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개발한다. 이름에 '분석'이 아니라 '프로덕트'가 붙은 이유다.

김연서 데이터프로덕트그룹장은 "비즈니스 성장과 운영 효율화의 측면에서 데이터를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를 위해 '데이터 제품화' 관점에서 접근했다"라고 설명했다.

쏘카에게는 사용자의 모든 순간이 데이터다. 출발과 동시에 출발지, 출발 시간, 이동 경로, 도착 예정 시간, 이동 시간 등 수많은 데이터가 생성된다. 무엇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오직 쏘카DP에 달려 있다. 

김 그룹장은 "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프로덕트로 실체화해 사업팀과 실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이라며 "데이터 생산자와 소비자는 일회성을 넘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피아 플랫폼에서 위도, 경도 추적 -> 주소 -> 관심지점(이미지 내 정방폭포) 순서로 고객 정차지를 예측할 수 있다  [사진: 쏘카]

"데이터를 명쾌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소피아 플랫폼과 AI세차는 데이터가 프로덕트로 탄생한 쏘카DP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소피아(SOcar PoI App)는 쏘카 차량 정차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다. 차량의 '정차 지점'과 사용자의 '관심지점'(POI, Point of Interest)을 결합해 사용자의 쏘카 이용 목적을 예측하는 프로덕트다. 주로 사업 기획 및 서비스 개발 조직이 활용한다.

이재진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는 "고객의 쏘카 이용 목적을 알 수 있다면 더 나은 이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소피아를 통해 고객 이용 목적을 예측해 그에 맞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추정을 넘어 신뢰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차원이 달랐다. 쏘카DP는 납득할만한 데이터 논리를 보여줘야 했다.

이 매니저는 "많은 데이터가 존재해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상황을 해석하는 기준을 설정하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쏘카DP는 이동 데이터를 정제했다. 차량 엔진 온오프 상태와 위도·경도에 따른 지역 위치로 어디에 갔는지 찾아냈다. 또 차량 엔진이 켜지고 꺼지는 시점 사이를 하나의 운행(trip)으로 기록해 언제 갔는지도 파악했다.

하지만 쏘카 차량의 이동지가 이용 고객의 목적지라고 단정할 수 없다.

쏘카DP는 여기에 관심 지점(POI) 추가했다. '대형마트', '공항' 등과 같은 지점 키워드를 뽑고 이를 전국 지도를 격자화해 구축했다.

이 매니저는 "마트와 같은 밀도가 높은 시설물에는 1km x 1km 격자를 활용했고, 공항 같이 밀도가 낮은 시설물에 대해서는 10km x 10km 격자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쏘카 내부 사업팀 입장에서 소피아를 사용할 이유는 확실하다.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 가면 무엇을 좋아할지 알기 때문에 그에 맞는 추천 서비스를 추진하면 된다. 실제로 소피아 플랫폼 도입 후 연계 서비스 유입률과 전환율이 높아졌다.

김 그룹장은 "고객이 본인의 여행 패턴에 맞는 인기 숙소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관심사에 맞는 숙소를 빠르게 볼 수 있는 추천 시스템 개발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쏘카 스테이와 같은 숙박 사업에서 내부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 단위 이용 목적과 패턴까지도 예측하고자 개발 중이다.

서울시 내 1km 단위 격자, 7.5km 단위 격자로 정차지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관심 지점을 추적했다. [사진: 쏘카]
서울시 내 1km 단위 격자, 7.5km 단위 격자로 정차지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관심 지점을 추적했다. [사진: 쏘카]

AI 세차, '오염' 상태 재정의로 요청 로직화

소피아 플랫폼이 사업 성장 지원이 목적이라면, AI세차는 운영 효율화를 위한 데이터 프로덕트다.

현재 쏘카는 AI 딥러닝을 통해 차량 세차 프로세스를 수행하고 있다. 고객이 탑승할 때 제출하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오염도를 판단하고 세차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오염'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구경모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는 "특정 시점에 쏘카존에 있는 오염된 차, 즉 세차가 필요한 차량이 무엇인지 데이터로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웠다"며 "세차의 요청이 깨끗한 차라는 품질을 보장해 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쏘카DP는 차량 상태 데이터를 재정의했다. 세차가 수행된 시점의 상태를 '깨끗한 상태'로, 최초 세차 요청 이후 세차 이전까지 상태를 '오염된 상태'라고 정했다.

이같은 접근법으로 차량 상태 데이터와 오염 판단 기준을 정의 내리자, 세차 요청에도 우선 순위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세차 요청 조건을 기준없이 복합적으로 적용했다.

이후 AI모델을 도입했다. 모델 판단을 포함한 주요 판단 기준을 설정하고 세차 요청 로직을 구조화시켰다.

구 매니저는 "단순 로직에 의한 광범위하고 반복적인 요청 발행이 아니기 때문에 대당 요청 건이 감소됐다"며 "불필요한 요청의 감소는 한정된 세차 수행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적시 수행률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현업에 직접 활용되는 프로덕트가 생명력 있다"

쏘카DP의 미션은 쏘카를 모빌리티 산업에서 가장 가치있는 데이터 자산을 가진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김 그룹장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며 "이렇게 현업에 직접 활용되는 프로덕트이어야 생명력을 가지고 계속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쏘카는 기술과 데이터로 이동을 혁신하는데 진심인 회사"라며 "사람의 이동 습관과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쏘카부터 모빌리티 데이터를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업이 되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이재진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김연서 데이터프로덕트그룹장, 구경모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사진: 쏘카]
(왼쪽부터)  이재진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김연서 데이터프로덕트그룹장, 구경모 데이터엔지니어링팀 매니저 [사진: 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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