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 특별전담팀(TF) 회의'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과기정통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 특별전담팀(TF) 회의'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과기정통부]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2023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정부 목소리를 반영해 5G 요금제를 큰 폭으로 개편했다. 

정부는 이른바 ‘5G 중간 요금제 시즌2’를 3사가 출시하도록 하면서 5G 요금제를 이전보다 훨씬 데이터 구간을 촘촘하게 구성하도록 했다. 관련 업계는 혜택이 강화된 청년·어르신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KT는 5G 단말 LTE 요금제 가입도 허용했고, LG유플러스 역시 내년 1월 19일부터 단말 종류에 따른 요금제 가입 제한을 폐지할 예정이다. 현재 5G 요금제 최저 가격은 4만원대 중후반 수준인데 내년 1분기에는 3만원대의 5G 저가 요금제가 출시된다. KT의 경우 과기정통부와 큰 틀에서 협의를 마쳤고, 늦어도 내년 2월 안에는 3사 중 먼저 3만원대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마련...알뜰폰 활성화가 핵심 

지난 2월 15일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통신 시장 과점(카르텔) 문제를 비판하면서 이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지난해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5G 중간요금제를 제시했던 윤 대통령이 연초부터 통신 시장의 과점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20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몇 개월 간 준비 끝에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을 7월에 발표했다.

3사는 지난해에도 5G 중간 데이터 구간인 ‘5G 중간요금제 시즌1’을 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24GB, KT 30GB, LG유플러스 31GB 요금제를 출시했다. 하지만 중간요금제 시즌1의 경우 40GB~100GB 사이 데이터 구간의 요금제가 없어 양극화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이에 올해부터 과기정통부와 3사는 협의를 다시 시작했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주요 대책으로 결론 냈다.  

정부가 7월에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알뜰폰 사업자 경쟁력 제고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 ▲요금 등에 대한 정보제공 강화 및 서비스 선택권 확대 등이다. 

이중 핵심은 알뜰폰 사업자 경쟁력 제고로 도매제공의무 제도 개선이 골자다. 도매제공의무란 알뜰폰 사업자가 시장 지배적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에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알뜰폰 업체들에게 망을 의무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일몰제(3년)로 운영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장기 투자와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데 문제로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규정된 일몰 기간으로 인해 지난해 9월 23일로 효력이 만료됐다. 

그동안 알뜰폰 업계는 3년 일몰제를 폐지하고 영구적 의무제공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정부는 얼마 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사전 규제 1년, 이후 사후 규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일명 ‘알뜰폰 망도매의무제공 상설화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사후 규제로 전환될 경우 정부는 그 대안으로 고시 등 관련 법령에 도매대가 인하 기준을 넣으려는 것을 추진했다. 하지만 고시 등 관련 법령에 도매대가 인하 기준이 담기는 안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관련 고시에는 도매대가 관련 기준 대신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는 내용만 들어가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한 알뜰폰 도매제공의무 상설화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SKT·KT·LGU+,  5G 중간요금제 시즌2 출시 

3사는 정부와 협의 끝에 우선 청년 요금제를 선보였다. 청년층은 타 연령대 대비 데이터 소진량이 높기 때문에 5G 청년 요금제를 신설하고 5G 중간요금제에 별도 신청 없이 데이터를 2배 제공하기로 했다. 

‘5G 중간요금제 시즌2’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기존 5G 중간요금제 ‘베이직플러스(월 5만9000원)’을 기반으로 추가 데이터 옵션 4종 중 고객이 원하는 하나를 조합해 이용하는 ‘5G 선택 추가형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5G 중간요금제 시즌2’는 월 3000원(+13GB), 5000원(+30GB), 7000원(+50GB), 9000원(+75GB) 등 총 4종이다. 즉 SK텔레콤 ‘5G 중간요금제 시즌2’는 37GB, 54GB, 74GB, 99GB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한, SK텔레콤은 5세 이상 노년층 고객을 위한 신규 요금제 3종과 함께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데이터 제공량을 50% 확대한 ‘SK텔레콤 0 청년 요금제’도 선보였다.

KT는 50GB(6만3000원), 70GB(6만5000원), 90GB(6만7000원)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제공 데이터 30GB(6만1000원) 요금제와 110GB(6만9000원) 요금제만 있었는데 20GB당 2000원씩 늘어나도록 요금제를 내놓았다. 또한 KT는 20대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늘리고 티빙 구독료 50%를 할인해주는 ‘Y덤’을 출시했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5G 시니어 요금제 4종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50GB(6만3000원), 80GB(6만6000원), 95GB(6만8000원), 125GB(7만원) 등 타사보다 가격이 높지만 데이터를 더 주는 형식으로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중 80GB와 95GB는 자급제를 위한 온라인 요금제로 30% 더 저렴하다. 다만 온라인 요금제의 경우 선택약정할인 25% 할인 적용이 안된다. 즉 온라인 요금제의 경우 사실상 5%만 저렴하다고 보면 된다. 

◆ 3만원대 저가 5G 요금제 확산 주목

정부는 지난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에 이어 후속 대책인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11월 발표했다. 4월 요금제 개편은 5G 요금제 시즌 2를 통해 양극화된 구간을 좀 더 다양화하고 보다 촘촘하게 요금제를 구성하며 세대별 요금제를 강화하는 핵심이었다. 이후 정부가 발표한 11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은 불합리한 제한을 개선하고 30GB 데이터 이하 요금제 출시가 주요 내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의 단말이 5G와 LTE 등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경우, 교차 가입을 허용하도록 3사와 논의해왔다. 이후 SK텔레콤은 3사 중 먼저 이용약관을 개정해 11월 하순부터 5G 단말 이용자는 LTE 요금제를, LTE 단말 이용자 역시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어 KT가 지난 22일 이를 허용했다. 현 시점에서 SK텔레콤과 KT 가입자는 5G 단말로도 LTE 요금제에 가입 가능하다. LTE 단말 가입자 역시 5G 요금제 가입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1월 19일 부터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DIY 요금제인 ‘너겟’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용자는 플랫폼 너겟을 통해 데이터 구간을 1GB(3만원대)부터 24GB(4만원대)까지 나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너겟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30GB 이하 소량 구간 요금제는 이통사별로 2~3종에 불과했다.

정부는 늦어도 내년 1분기 3사의 5G 최저요금제 가격을 기존 4만원대 중후반대에서 3만원대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3~4만원대의 저가 구간에서도 데이터 제공량을 일반 요금제 대비 최대 2배 확대하고 부가혜택이 강화된 청년 5G 요금제를 사업자와 협의해 내년 1분기 신설할 계획이다.

우선 KT가 3만원대 5G 저가 요금제를 3사 중 먼저 출시한다. KT는 현재 월 3만8000원에 3~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20GB 요금제 출시, 다른 5G 요금제의 데이터를 소폭 늘리는 방향 등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3만원대 요금제 출시는 이르면 내년 1월 초·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3사는 5G 통신요금 구간을 세분화하고 세대별 데이터 제공량도 대폭 늘린 상황이다. 여기에 3만원대 5G 저가 요금제까지 출시될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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