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필라(AFEELA) [사진: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아필라(AFEELA) [사진: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이후 가장 주목받는 대상은 '애플카'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애플카에 대한 이런저런 소문은 무성하지만, 애플은 한 번도 정식으로 애플카의 존재를 확인한 바 없다. 여전히 애플카는 제대로 된 사진 한 장도 기본적인 차량 사양도 베일이 감춰진 채 미스터리한 존재로 남아있다.

애플만큼이나 소니도 '자동차 산업'과는 무관한 기업이다. IT 및 엔테테인먼트 업계의 거인인 소니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애플만큼 주목받지는 않았다. 소니를 포함해 일본의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을 등한시하기도 했거니와 소니 역시 별다른 자동차 관련 자산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다와 합작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냉소적 시선은 달라졌다.

소니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혼다의 자동차 기술이 만나면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를 소니와 혼다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부응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다른 전기차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 CES 2023 전람회를 통해 소니와 혼다의 합작사 '소니 혼다 모빌리티'(Sony Honda Mobility)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아필라'(Afeela)를 발표했다. 아필라 브랜드를 통해 오는 2026년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에 첫 번째 전기차를 선보인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야스히데 미즈노 최고경영자(CEO)는 "아필라는 소니의 AI와 엔터테인먼트,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이 녹아든 독특한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즈노 CEO는 "아필라 전기차는 이동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자율성과 증강성, 친화성을 포함한 3가지 주요 테마가 스며든 신개념 전기차"라고 말했다.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조한 아필라(AFEELA) [사진: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조한 아필라(AFEELA) [사진: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이즈미 가와니시 소니 혼다 모빌리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IT매체 더 버지와 인터뷰를 통해 "소니가 자동차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 기술 강화를 통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아필라 시제차량이 벤츠와 BMW, 아우디와 같은 프리미엄급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는 고급형 전기차로 시장에 포지셔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포텐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연회에서는 각종 동영상 시청과 게임, 음악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을 차량 내부에서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자동차 산업 분석가이자 자동차 구매 웹사이트인 에드먼즈의 제시카 칼드웰 이사는 "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최대 강점은 양사가 모두 해당 분야에서 매우 확고한 브랜드이며 충분한 기술적 신뢰를 얻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를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거실, 움직이는 사무실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이 두 기업만큼 해당 분야를 잘 이해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필라 전기차는 미국 혼다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차량 생산은 혼다가, 소프트웨어 및 차량 시스템 개발은 소니가, 차량용 반도체는 퀄컴이 맡는다. 관련해 혼다는 현재 오하이오주에 44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소니 혼다 모빌리티가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가 제휴한 GM의 얼티엄 플랫폼이 아닌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해 아필라에 적용한다는 예상이다.

아필라의 구체적인 양산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6년까지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는 것이 목표다. 이후 일본과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아필라(AFEELA) [사진: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새로운 모빌리티 콘셉트를 제시하는 아필라(AFEELA) [사진: 소니 혼다 모빌리티 유튜브]

문제는 시간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3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소니 혼다 모빌리티가 아필라 신차를 선보일 동안 경쟁사들은 매년 20종 이상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이며, 새로운 전기차 스타트업, 그리고 중국산 전기차도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6년에 1개 단일 브랜드로 시장 진출에 나서겠다는 소니의 계획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자동차 리서치 회사인 JD 파워의 수석 데이터 분석가인 타이슨 조미니는 "아필라의 뛰어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2026년까지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며 이 모든 것이 아필라에게 도전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필라가 자동차 시장에 제시하는 새로운 비전에 대해서는 큰 의미가 있다. 소니가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시장의 혁신을 이끌었듯이,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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