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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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기술수출(LO:License Out, 라이선스 아웃) 성과를 거뒀다.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들은 총 29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의 기술수출은 11건이다. 전체 기술수출 건수 3분의 1 이상이 중국이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성과는 더 뚜렷하다. 총 14건 기술수출 가운데 중국은 3건에 불과했다. 

그동안 중국 의약품 시장은 진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중국은 규제당국 인허가 기준이 불확실성이 크고 다양한 리스크가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먼저 시장 특성파악이 중요했다.

[자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하거나 현지법인을 설립해 제품을 현지 출시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한국 기업들과 협업에 적극 나설 만큼 기술 수준과 신뢰도가 높아졌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달리 바라보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14억명의 인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매력 외에도 선진시장보다 미개척 분야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높다. 

올해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상해하이니와 약 3800억원 규모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Fexuprazan)’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펙수프라잔은 대웅제약이 자체개발한 신약이다.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다.

이 계약을 통해 상해하이니는 중국에서 펙수프라잔의 임상개발 및 허가를 진행하고, 모회사 양쯔강의약그룹은 영업을 담당한다.

박현진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은 “해당 계약은 중국시장 최고 제약사까지도 펙수프라잔 제품력을 인정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미국과 유럽, 중동 등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노대균 바이오팜솔루션즈 상무, 이언규 사업기획조정실장, 김용길 상무 등이 경신제약과의 기술 수출 계약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바이오팜솔루션즈]
(사진 앞줄 왼쪽부터)노대균 바이오팜솔루션즈 상무, 이언규 사업기획조정실장, 김용길 상무 등이 경신제약과의 기술 수출 계약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바이오팜솔루션즈]

바이오팜솔루션즈는 지난 8월 CNS(중추신경계) 제약사 경신제약과 소아연축·성인간질 치료용 후보물질 ‘JBPOS0101’에 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서 'JBPOS0101'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경신제약에 부여했다.

바이오팜솔루션즈는 현재 타 적응증 확대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뇌전증 지속증과 관련 전임상으로 약효를 확인하고 충남·서울·계명·건국대에서 임상2a를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 관련 부문도 미국 FDA 2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4일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에 6개 중추신경계(CNS) 신약 파이프라인을 1억7000만달러에 양도했다.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는 중국 상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디멘션 캐피탈과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SK바이오팜은 이그니스 설립을 위해 1억8000만달러 투자도 유치했다. 이는 올해 중국 제약업계에서 진행된 시리즈A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SK바이오팜은 중국 내 신약 개발 및 상업화 플랫폼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의 제도 변화와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중국 진출 문턱이 한결 낮아졌다”며 “중국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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