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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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5G 전국망인 3.5㎓(3.42㎓~3.7㎓) 대역에서 100㎒ 폭(3.6㎓~3.7㎓)을 사용 중인 상황에서 200㎒ 폭까지 지원하는 통신 장비를 설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3.7㎓~4.0㎓ 300㎒ 폭을 주파수 클리어링(재배치 및 안전성 검증) 하는 상황에서 3.7㎓ ~3.8㎓ 대역 확장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0㎒ 폭 지원 장비를 설치할 경우 추가 장비 설치 없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3.6㎓~3.7㎓ 대역 100㎒ 폭을 포함한 3.6㎓~3.8㎓ 200㎒ 폭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SK텔레콤은 5G 주파수 경매 2단계에서 3.7㎓ ~4.0㎓ 대역 확장을 위해 인접대역인 3.6㎓~3.7㎓ 100㎒ 폭을 할당받는 조건으로 2단계 위치 경매에서 2505억원을 추가 낙찰(경매)가로 써낸 적 있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작년(2020년) 하반기부터 3.5㎓ 대역에서 200㎒ 폭을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5G 통신 장비를 설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은 3.5㎓ 대역에서 200㎒ 폭을 지원하는 에릭슨의 통신 장비 역시 작년 10월부터 설치 중이다.

삼성전자의 3.5㎓ 대역 200㎒ 폭 지원 장비는 SK텔레콤이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5:5 수준 비율까지 구축한 상태다. KT와 LG유플러스는 100㎒ 폭 지원 장비를 여전히 메인으로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장비 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서울 및 수도권에 설치하는 메인 장비인 삼성전자의 장비의 경우 100대중 50대는 200㎒ 폭 지원 장비”라며 “이는 계속 늘려갈 예정으로 알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KT나 LG유플러스 등 타사와 달리 3.7㎓ ~3.8㎓ 대역 확장이 가능한데, 200㎒ 폭 지원 장비 설치를 통해 사실상 미리 대역 확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매 때 3.6㎓~3.7㎓ 대역을 낙찰받으면서 추가 경매가로 2505억원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상반기 경매 후, SK텔레콤 등 이동통신3사는 그해(2018년) 12월에 5G 주파수를 쏘아 올렸다. 즉, 2018년 하반기에 5G 3.5㎓ 대역 장비 구축에 들어간 것이다. 이때는 5G 장비가 100㎒ 폭 지원 물량 밖에 없었다. 기술력의 향상으로 3.5㎓ 대역 200㎒ 폭 지원 장비가 나오자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이를 구축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200㎒ 폭 지원 장비가 100㎒ 폭 지원 장비보다 비쌀 수 밖에 없는데, 이미 구축 중인데다가 비율을 늘린다는 것은 3.7~3.8㎓ 확장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현재 3.7㎓~4.0㎓ 300㎒ 폭 주파수 클리어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인접 대역인 3.4㎓~3.42㎓ 20㎒ 폭은 주파수 클리어링이 완료된 상태”라며 “3.7㎓~4.0㎓ 300㎒ 폭은 주파수 클리어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3.7㎓~4.0㎓ 300㎒ 폭 확보(클리어링)를 준비 중이고, 구체적인 할당(경매) 계획을 밝히지 않는 상태에서 미리 200㎒ 폭 지원 장비를 설치한다는 것은 확실히 3.7㎓~3.8㎓ 확장을 유념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LG유플러스는 과기정통부에 3년전 경매에서 주파수 혼간섭 문제로 이격된 3.40~3.42㎓ 대역 20㎒폭 주파수 할당을 공식적으로 추가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3사는 각자  의견서를 정부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전문가를 참여시켜 주파수 연구반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특정 사업자(LG유플러스)만을 위한 추가 주파수 할당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는 경쟁의 공정성을, LG유플러스는 10월 1일 예정된 농어촌 5G 공동로밍시 균질한 서비스 품질을 각자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해당 전파법에 따라 LG유플러스의 인접 20㎒ 폭 주파수 할당 요청이나 경매 등 할당 방식은 절차에 문제가 없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5㎓(3.42㎓~3.7㎓) 대역 인접 20㎒ 폭(3.4㎓~3.42㎓)을 경매를 통해 할당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당시 이격됐던 20㎒ 폭(3.4㎓~3.42㎓)을 염두해 두고 인접대역인 3.42㎓~3.5㎓ 대역 80㎒ 폭을 낙찰 받는 조건으로 2단계 위치 경매에서 351억원을 추가 경매가로 사용했다.  

2019년 말 정부가 발표한 5G 플러스 스펙트럼 플랜 공청회에서 당시 정영길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2023년 중반이면 현재 사용하는 5G 주파수 대역이 포화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2021년까지 3.5㎓ 인근 대역에서 320㎒ 폭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며 “경매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사업자(이동통신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 협의 후 경매 시기를 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5G 주파수 경매 때 제외된 (3.4㎓~3.42㎓) 20㎒ 대역폭은 연구반 운영을 통해 5G로 사용 가능하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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