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2와 옵션 4의 차이, 이미지 : SK텔레콤]
[옵션 2와 옵션 4의 차이, 이미지 : SK텔레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처음으로 5G 단독모드(SA, 스탠드얼론)를 상용화했다. 지난 15일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20 단말 등에 먼저 적용되고 있고, 다음 달엔 갤럭시노트20·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연내엔 갤럭시S21·갤럭시S21 플러스·갤럭시S21 울트라에 SA 서비스가 서비스될 예정이다. 다만 갤럭시 폴드・플립 시리즈는 미정이다.

SA는 이른바 ‘옵션2’로 코어망과 기지국(엑서스망)이 모두 5G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SA는 데이터와 인증·제어신호 처리 등을 모두 5G망에서 단독 처리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진짜 5G’로 불리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KT와 달리 ‘옵션4’를 준비 중이다. 옵션 4는 옵션2(SA), 즉 5G 코어망을 5G 기지국과 연결한 것에  LTE 기지국도 연계한 것으로, 쉽게 말해 5G SA를 메인으로 사용하지만 LTE를 보조로 활용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가 이처럼 다른 SA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LTE 주파수 차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은 LTE 주파수 폭이 통신3사 중 가장 넓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한다. SK텔레콤이 LTE 코어망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연결한 옵션3, 즉 NSA(비단독모드, 논스탠드얼론)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는 5G SA 서비스를 지난 15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KT 이용자가 SA 전환을 원할 경우 단말 메뉴에서 ‘설정-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운로드 및 설치’ 후 1회 더 재부팅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국내 5G 서비스는 LTE망과 5G망을 연계해 쓰는 NSA, 즉 옵션3로 이뤄졌다. 가입자 인증과 단말 제어신호 등은 LTE망에서, 데이터 처리는 5G망에서 하는 식이다. 반면 SA는 데이터와 인증·제어신호 처리 등을 모두 5G망에서 단독 처리한다. 

SA로 전환할 경우 단말이 LTE망과 5G망 신호를 각각 처리할 필요가 없어 스마트폰 단말 배터리 사용량이 일부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시험 결과 5G SA방식을 썼을 때 NSA 방식보다 배터리 사용량이 최대 8.8% 적었다. 사용시간으로 따지면 약 한 시간 정도 배터리를 더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5G 장점이 저지연성도 강해진다. 인증과 데이터 처리에서 LTE와 5G망을 각각 거칠 필요가 없어 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특정 네트워크를 가상으로 분리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적용도 더 쉽다.

5G 기업간거래(B2B) 등에서 필수 기술이라고 표현되는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도 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등에서는 저지연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MEC는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통신 데이터를 처리해 송수신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5G SA를 사용할 경우 국가 기관 등이 재난문자를 더 정교하게 전송할 수도 있다. 단말 인증정보를 5G를 통해 처리해 위치나 방향성을 기존보다 더 자세히 구분할 수 있다.

다만 SA는 NSA에 비해 이론상 속도가 떨어진다. NSA 방식은 LTE와 5G를 연계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LTE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Gbps, 5G망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5Gbps라면 이론상 최대 속도는 둘을 더한 2.5Gbps다. LTE 대역이 빠지면 그만큼 속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통신 3사가 5G 커버리지 맵에 표기한 5G+LTE(NSA) 최대 속도는 ▲SK텔레콤 2.7Gbps ▲KT 2.4Gbps ▲LG유플러스 2.1Gbps이다. 당시 KT가 제시한 NSA의 속도를 볼 경우 2.4Gbps로 SA의 속도인 1.5Gbps 보다 훨씬 빠르다. 

이에 대해 KT 측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는 달리 NSA 방식에서도 데이터 트래픽 대부분을 5G에서 처리했기 때문에 기존 KT 이용자들의 속도 저하가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KT는 기존에도 LTE 의존도를 낮춘 상태로 최대 속도 기준을 잡아 NSA 방식 최대 속도가 1.5Gbps 정도였다”며 “2019년 NSA 방식의 5G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SA로 진화를 염두에 두고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에 이번 서비스로 기존 대비 속도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SA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SA와 NSA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코어망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5G 네트워크 시스템은 단말 데이터와 제어 명령을 처리하는 코어망과 다른 망과 상호 연결을 담당하는 기지국 등의 무선접속망(NG-RAN)으로 구성된다. 5A 전환을 위해서는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에서 SA 국제표준 등서 정의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장비를 개발 및 도입해야 한다.

KT는 CUPS(Control & User Plane Separation)를 도입해 SA 서비스를 위해 별도로 코어망을 구축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CUPS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NSA 코어망은 SA 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코어망, 즉 5G 코어망을 구축해 5G 기지국 및 LTE 기지국과 연동해야 한다. KT는 5G 통합 코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NSA 코어 장비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SA 서비스까지 함께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KT의 5G SA 역시, 5G 코어망과 5G 기지국을 연결한 오리지널 5G SA라고 보기는 힘들다. 

KT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 SA 상용화 계획이 없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옵션4를 준비한다. 작년 9월에 열린 브리핑에서 박종관 SK텔레콤 5GX기술그룹장은 “5G 속도는 옵션2가 되면(LTE를 연동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떨어진다. 결국 NSA(옵션3)에서 SA(옵션2)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데, (LTE를 연동하는) 옵션4에 중점을 두고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옵션4, 옵션5, 옵션7 등은 디바이스 등 최적화에 많은 비용과 노력이 따른다. 이에 따라 옵션4 대신 5G SA(옵션2)에 주력하려는 장비 업체나 이통사들도 있다. SK텔레콤이 옵션4까지만 고려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이 옵션4를 준비하는 것은 통신사 중 LTE 주파수 폭을 가장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운로드 속도 등 통신 품질은 주파수 폭에 비례한다. 현재 5G 전국망인 3.5㎓ 대역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 폭, LG유플러스는 80㎒ 폭을 보유하고 있다. 5G 품질평가시 다운로드 속도에서 LG유플러스가 3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상용화된 방식인 5G NSA는 LTE를 연계해 사용하는데 LTE의 경우 SK텔레콤은 145㎒ 폭, KT는 105㎒ 폭, LG유플러스는 100㎒ 폭을 이용하고 있다. 즉, KT는 5G 주파수에서 SK텔레콤에 비해 불리하지 않지만, LTE 주파수 폭이 SK텔레콤에 비해 적기 때문에 NSA에서는 5G 다운로드 속도가 SK텔레콤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KT는 LTE를 연계하는 NSA(옵션3)나 옵션4 대신 SA(옵션2)에 관심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현재 5G 전국망인 3.5㎓ 대역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 폭을 보유하고 있어 KT가 SK텔레콤에 비해 전혀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LTE에서 145㎒ 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밖에 없다. LTE 이론상 최대 속도가 ▲SK텔레콤 1.2Gbps ▲KT 0.9Gbps ▲LG유플러스 0.9Gbps로 차이나는 것도 주파수 폭 때문이다.

SK텔레콤은 NSA를 최대한 늦게 서비스해 SA 전환을 늦춘 다음, 바로 옵션4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영국의 BT 등 글로벌 통신기업과 함께 운영 중인 ‘NGMN 얼라이언스(Alliance)’를 통해 5G 차세대 규격인 옵션4 백서를 발간하고 늦어도 2년 내에는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류정환 SK텔레콤 5GX인프라그룹장은 “(SK텔레콤이 준비하는) 옵션4는 NSA가 아닌 SA라고 본다. 옵션4의 경우도 서비스에 따라 적용하는 경우가 있고, 안하는 서비스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미지 : 에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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