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의 기업용 서비스 모델 중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상의 기상캐스터 이미지컷 [사진: 삼성전자]<br>
신한은행이 삼성전자의 인공인간 네온을 대고객 서비스에 활용하기로 했다. 네온의 기업용 서비스 모델 중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상의 기상캐스터 이미지컷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금융·핀테크팀] 금융권의 핀테크 역습이 시작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권 진출에 대응해 금융그룹, 은행, 카드사 등이 IT를 적극 활용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삼성전자, 삼성SDS 등 IT기업들과 협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단순히 빅테크, 핀테크 기업을 따라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금융 분야의 강점을 얼마나 녹일 수 있을지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일 신한은행은 삼성전자와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 협력 및 공동 비즈니스 발굴을 위해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인 ‘네온(NEON)’을 신한은행이 도입해 대고객 금융상담 서비스 및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삼성전자 인공인간 활용 금융상담 서비스 도입

같은날 IBK기업은행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삼성SDS와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세 기관은 2021년 5월부터 KOTRA가 운영 중인 기업용(B2B) e커머스 플랫폼 ‘바이코리아(www.buykorea.org)’에서 수출 중소기업이 온라인 해외 마케팅, 판매, 물류, 대금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IBK기업은-KOTRA-삼성SDS,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 지원 나선다 

은행들은 점포에도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서대문역 인근 알뜰폰 전용 홍보관인 ‘알뜰폰스퀘어’에 입점했다. 알뜰폰스퀘어는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알뜰폰 사업자 총 13곳이 참여한다. 알뜰폰스퀘어가 입점한 부지는 과거 KB국민은행 서대문 지점이 있던 곳이다. 

또 신한은행은 기존 명동빌딩을 익스페이스(Expace)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이곳에 5G MEC 기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5G 기술이 적용되는 미래 금융서비스 관련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SK텔레콤과 ‘5G MEC 기반 미래 금융 서비스 공동 발굴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이에 따른 후속조치다.  테스트베드에서는 5G, AI 등 IT기술을 기반의 금융서비스 기획 및 테스트를 통해 향후 신한은행 전 지점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5G테스트베드부터 복합문화공간까지...은행들의 변신은 '무죄'

은행들은 플랫폼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 모두 부동산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별로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주변 교통, 학군 등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이와 연계해 대출상품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하나은행은 부동산 빅데이터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부동산 리치고'를 운영하는 프롭테크(Prop Tech) 스타트업 데이터노우즈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통해 하나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인 하나원큐에서 데이터노우즈의 ‘부동산 리치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부동산 기반 종합자산관리 플랫폼 ‘원더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향후 프롭테크를 활용한 부동산 자산관리서비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재작년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을 선보인 이후 최근 앱 다운로드 수가 170만건을 돌파했으며 신한은행도 지난해부터 부동산 자산관리 플랫폼인 ‘쏠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자동차 플랫폼 전쟁 뛰어든 은행들...왜?

이밖에도 4일 KB국민카드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카드 발급 경로 확대 차원에서 '카드 심사·발급 자동화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심사 직원에 의해 수작업 처리됐던 업무를 사전에 정의된 요건에 따라 심사 프로세스가 진행되도록 자동화 한 것이다. 고객의 카드 발급 편의성은 물론 심사 업무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KB국민카드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 카드 심사·발급 절차 자동화 시스템 가동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IT 적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차별성을 갖춰야 빅테크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년 금융동향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서 은행 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강진규 기자]
서병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년 금융동향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서 은행 산업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강진규 기자]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0년 금융동향과 2021년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서병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유입으로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은행들이 빅테크나 인터넷 전문은행 등과 디지털 채널로만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 은행 점포망을 다 없애면 안되고 활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들 디지털 채널만으로 빅테크와 경쟁 승산 없다"

빅테크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IT를 쫓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금융권의 강점을 디지털 금융에 적용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지난주에는 무슨 일이?

지난 4일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3분기 누적 8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순이익은 406억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수수료 수익 확대로 비이자부문이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부문은 전국 모든 금융자동화기기(ATM) 수수료 무료,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등에도 불구하고 주식계좌개설 신청과 신용카드 모집 대행, 체크카드 이용 실적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3분기까지 순익 859억...비이자부문 흑자 전환

4일 금융결제원은 P2P 중앙기록관리 시스템 구축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금결원은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앙기록관리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금융결제원은 시스템 연계 부담 완화를 위해 오픈API 기반 한도관리·기록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5월부터 시행되는 투자한도 규제 관련, 투자자들이 투자한도와 내역을 쉽게 조회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금결원, P2P 중앙기록관리 시스템 구축 착수...포털 개설도

또 지난 5일에는 우리은행이 전면적으로 ATM 비밀번호 입력 방식에 랜덤 표기를 적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기존에 우리은행 ATM은 비밀번호 입력 시 ‘1, 2, 3, 4, 5, 6, 7, 8, 9, 0’ 번호가 순서대로 정렬돼 표시됐다. 랜덤 방식은 우리은행 로고를 숫자 사이에 넣어서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같은 조치가 보안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왼쪽 위 시계방향),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의 금융자동화기기(ATM)에 적용된 랜덤 숫자 표기 자판 모습 [사진: 강진규 기자]
KB국민은행(왼쪽 위 시계방향),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의 금융자동화기기(ATM)에 적용된 랜덤 숫자 표기 자판 모습 [사진: 강진규 기자]

은행 ATM 보안 강화...비밀번호 자판 랜덤 방식으로 속속 변경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날 마이데이터 예비허가에 신청한 금융회사 35곳을 대상으로 한 사업계획 타당성 심사에 들어갔다.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적절성, 현실가능성 등이 주된 심사 기준이다.  금감원은 늦어도 올 12월초 예비인가 여부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 시작...사업계획·물적설비 투트랙 진행

9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내년 1월부터 핀테크 특화 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ISA가 추진할 사업은 크게 핀테크 아카데미와 산학협력 인턴십으로 나뉜다. 아카데미에서는 취업희망자와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금융 API 기반 핀테크 서비스 개발 교육이 이뤄진다. 채용과도 직결된다. KISA는 사전에 채용 수요기업을 섭외하고 아카데미 내 채용 연계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핀테크 인력난...KISA, 내년 채용연계 아카데미 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이 중소상공인을 겨냥한 대출상품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출에 필요한 중개와 심사를 담당하고 자금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담당하는 구조다. 특징은 기존 신용등급 평가방식와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를 결합해 도입한다는 점이다. 기존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입점사의 실시간 매출 흐름, 댓글 수, 단골 수 등을 기준으로 자체적인 신용등급을 만들 예정이다.

네이버 대출상품 출시 임박...금융권 파장 촉각

◆ 이번주에는 무슨 일이?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금융융보안원이 금융보안 컨퍼런스 ‘피스콘(FISCON) 2020’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올해 14회째를 맞이하는 피스콘 2020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행사 홈페이지(www.fiscon.or.kr)를 통해 별도 사전등록 없이 누구나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 경제 시대, 금융보안으로부터!’라는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보안 위협과 정책, 기술,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총 2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금융보안원. (사진=금융보안원 홈페이지)
금융보안원 [사진: 금융보안원 홈페이지]

특별세션으로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의 ‘디지털금융 환경의 취약점 시연과 보안 방안’에 대한 특별강연, 미치히로 타니아이 일본 금융ISAC 이사장의 ‘새로운 금융 환경과 재택근무 현황’에 대한 기조 강연이 진행된다. 또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금융데이터 보호, 포스트코로나 환경과 금융혁신 기술, 금융 사이버 위협과 안전망 강화 등 정책, 기술, 대응 관련 총 3개 트랙 18개 주제의 강연이 진행된다.

금융보안원, 11월 금융보안 컨퍼런스 온라인 개최

12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제4차 디지털금융 협의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금융사와 빅테크 간 데이터 공유 방안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개방 범위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보여 두 진영 간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빅테크·금융사 '데이터 공유방안' 나올까...12일 디지털금융협 주목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