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디지택트 브랜치. [사진: 고정훈 기자]
신한은행 디지택트 브랜치. [사진: 고정훈 기자]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화상상담을 도입한 혁신점포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그동안 일부 은행 PB센터에서만 선보이던 화상상담을 일반 은행으로 확장한 것이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두 은행은 최근 혁신점포에 각각  '디지택트(Digitact)'와 '스마트자동입출금기(STM)'를 도입하고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25일 신한은행은 서울 서소문 지점에 화상상담 시스템을 적용한 미래형 혁신점포 모델인 ‘디지택트 브랜치’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디지택트는 고객이 화상상담 창구에서 전문 직원과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서소문 지점에 설치된 화상 상담실은 2개로, 2평 남짓한 공간에 대형 스크린 및 화사상담용 카메라, 키패드, 손바닥 정맥 인식 장치 등이 설치돼 있다. 대형 스크린은 ‘예금, 적금, 청약 상담 및 신규’와 '대출 상담'으로 나눠져 있는데 이를 터치할 경우 화상상담 전문 직원이 원격으로 연결된다.

앞서 지난 19일 KB국민은행도 서울 돈암지점과 여의도 통합사옥에 화상상담이 가능한 STM을 설치했다. STM에서는 대출 등 심사가 필요한 업무를 제외하고 기존 창구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입출금 통장 신규 가입부터 통장 및 인감 분실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신규 및 보안·OTP 카드 발급, 바이오정보 등록 등이 가능하다. 

디지택트와 STM의 가장 큰 차이는 설치된 공간이다. STM은 일반 ATM과 마찬가지로 사방이 오픈된 공간에 마련돼 상담 내용이 주변에 들릴 우려가 있다. 반면 디지택트는 2평 남짓한 공간에 주변과 차단된 상담부스가 있어 상담원과 어떤 대화를 나누더라도 프라이버스가 보장된다. 디지택트와 STM 모두 연결시 통화감도는 양호한 편이다.

창구업무와 ATM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STM. [사진: 고정훈 기자]
창구업무와 ATM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STM. [사진: 고정훈 기자]

업무 범위에서도 차이가 났다. 신한은행은 디지택트가 창구 영업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시행 초기인 파일럿 단계인만큼 신규 가입과 대출 상담만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고객 선호도에 따라 업무 범위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STM는 은행판 ‘주민등록등본 무인발급기’ 같은 느낌이 강하다. 통장, 카드 재발급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출 등 심사가 필요한 업무를 지원하지 않는다.  

화상상담원이 연결되는 방식도 다르다. 디지택트는 신규 또는 대출 상담 중 어떤 업무를 선택하더라도 화상상담원과 자동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창구직원처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화상상담원이 추천하기도 한다. 대면만 아닐 뿐 실제 창구에서 상담을 받는 것과 동일하는 느낌이다. 반면 STM은 고객이 필요한 업무를 진행하던 도중 어려움이 생길 때 화상상담 직원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상담 없이 필요한 업무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장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영업시간이 긴 STM가 적합했다. STM은 기존 ATM 운영시간과 동일하게 오후 12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일반 직장인 기준,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도 신규 발급과 재발급 등을 이용하기에 넉넉한 시간이 보장되는 것이다. 디지택트는 은행 영업시간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해 직장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기 모두 디지털기기 사용이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행 초기인만큼 스마트매니저가 주변에 상주, 고객이 사용에 어려움을 느낄 경우 이를 도와주고 있어서다. 또한 화상상담시 상담직원이 메뉴 사용과 상품 설명 등을 하고 있어 작동법을 익히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디지택트와 STM 모두 소형 점포나 무인화 점포에 설치가 가능해 줄어드는 은행 영업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택트를 경험한 고객에게 사용 후기를 받아 이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며 “향후 고객 선호에 따라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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