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하나은행 '컬처뱅크', '알뜰폰스퀘어' (사진: 각 사)
하나은행 '컬처뱅크'(왼쪽)과 KB국민은행 '알뜰폰스퀘어' (사진: 각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시중은행들이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신규 사업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특화 점포 운영에 쓰고 있다. 점포 통폐합으로 남는 부지를 활용하고 지점 한곳당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서대문역 인근 알뜰폰 전용 홍보관인 ‘알뜰폰스퀘어’에 입점했다. 알뜰폰스퀘어는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알뜰폰 사업자 총 13곳이 참여한다. 알뜰폰스퀘어가 입점한 부지는 과거 KB국민은행 서대문 지점이 있던 곳이다. 향후 KB국민은행은 알뜰폰스퀘어를 중심으로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에 보다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신한은행은 기존 명동빌딩을 익스페이스(Expace)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이곳에 5G MEC 기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5G 기술이 적용되는 미래 금융서비스 관련 공동 R&D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SK텔레콤과 ‘5G MEC 기반 미래 금융 서비스 공동 발굴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이에 따른 후속조치다. 

테스트베드에서는 5G, AI 등 IT기술을 기반의 금융서비스 기획 및 테스트를 통해 향후 신한은행 전 지점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선진 양자암호 기술을 바탕으로 신한은행 쏠(SoL)에 QRNG를 적용한 새로운 양자보안 모바일 뱅킹 서비스도 검토한다. 이외에도 양사는 익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신기술 기반 신규 사업 발굴을 추진하고, 스타트업이 금융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지점의 리모델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 곳도 있다. 하나은행의 '컬처뱅크'다. 이곳은 은행과 카페, 서점을 비롯해 공예 작품 및 토크콘서트 등 문화콘텐츠가 결합된 복합공간이다. 굳이 은행 업무가 아니더라도 지역 주민이 찾아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자리매김하겠다는게 하나은행의 목표다. 

하나은행은 컬처뱅크 1기로 방배서래, 광화문역, 강남역 등 총 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광주광역시 전일 빌딩에 컬처뱅크 2기 지점을 여는 등 확대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여파 때문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금융의 디지털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빅테크와 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디지털 전환은 은행의 점포 통폐합을 불러오기도 했다. 최근 몇년동안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수익성이 낮은 점포 위주로 경영 효율화를 위해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영업점은 2017년 1062개에서 올해 6월말 1018개, NH농협은행 영업점은 1150개에서 1132개, 하나은행 영업점은 775개에서 675개, 우리은행 영업점은 876개에서 862개로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른 5대 은행의 부동산 관련 수익은 최근 4년간 총 2853억6900만원이다.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라 영업점 축소가 이어지고, 은행들이 남은 부지를 매각하면서 부동산 수익 증가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점포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점포 한곳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유휴지에 대한 활용 방안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며 "대부분 부동산은 판매하거나 임대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화점포로 활용하는 방안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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