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테라펀딩]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상위권 온라인투자연계(P2P)금융 업체들 사이에서 사기와 상환 줄지연 등 부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누적 대출액 기준 1위 업체인 테라펀딩의 연체율이 27% 가까이 급등하며 자체 최고 연체율을 또 뛰어넘었다. 연체율이 20%를 초과한 것은 지난 6월 이후로 2달 만이다.

금융당국이 법제화를 즈음해 엄격한 연체율 관리 체계를 예고한 만큼 업체별로 채권 관리 강화 방안이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테라펀딩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테라펀딩의 연체율은 26.64%다. 전달 연체율인 19.62%에서 7%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연체율이란 연체율이란 대출잔액 중 1달 넘게 상환 지연된 잔여원금의 비중이다.

이번 연체율 급등은 정부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겹친 이중고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영향으로 읽힌다. 현재 테라펀딩 홈페이지에서 조회되는 상환 연체 상품은 17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난달 '제주시내 인근 고급 타운하우스 신축사업 리파이낸싱' 15건에서 121억원 규모의 연체가 발생했다.

지난 27일 발효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에선 연체율이 15%를 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경영현황을 공시해야 하고 20% 초과 시엔 리스크 관리 방안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테라펀딩 측은 연체율 조정을 위해 채권 관리를 강화하겠단 입장이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국면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대출잔액 규모가 꾸준한 감소세라 연체율이 큰폭 오르게 된 것"이라며 "온투법 공시 강화 의무 등을 감안해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회사 차원에서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테라펀딩은 부동산 담보의 P2P대출 상품을 전문 취급하는 업체다. 여러 개인 투자자들이 건축 사업자에 신축에 필요한 공사자금을 대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다. 부동산부문 대출 상품의 경우 건당 취급액이 신용부문보다 크기 때문에 성장률이 빠른 대신 연체 땐 투자자 손실 규모도 커진다. 

투자자들의 불만도 대부분 이 대목에서 나온다. 누적대출액과 연체율 등 주요 사항을 공시하는 주기와 방식이 업체별로 달라 상환 현황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P2P 투자자는 "매일 공시하는 P2P금융 업체들도 있는 반면 테라펀딩과 어니스트펀드 등 상위 업체 등 다수 업체들이 한달 주기로 공시를 하고 있어 변동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기업들이 날마다 주요 공시를 발표하고 상환 지연과 연체 등의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공지사항을 통해 수시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의 연체율 급등으로 투자자들이 P2P투자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며 "특히 상위권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믿을 수 있는 '건전성 지표'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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