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P2P 금융업체들이 잇따라 전용 앱을 내놓고 있다. 이용자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핀테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P2P 금융업체 어니스트펀드는 iOS 버전 공식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웹 제공 기능은 놔두면서도 자산분석 기능 등을 추가하는 등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기존 투자 서비스를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 자산분석과 간편투자, 자동분산 탭 등이 앱의 주요 카테고리다.

P2P 부동산담보 전문인 투게더펀딩도 지난 7일 공식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투게더펀딩은 중도 상품 판매가 가능한 오픈마켓 서비스를 앱에 담고 자동 투자 서비스를 추가했다. 또 투자 가능 상품과 진행 중인 행사를 메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테라펀딩도 지난해 5월 안드로이드 앱을 내놓은 데 이어 올 3월 iOS 버전 앱을 출시했다. 동시에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 용어와 과정을 설명하는 튜토리얼 기능을 추가했다. 투자 금액 입력과 신청 단계 등에 필요한 본인 인증엔 지문과 얼굴 인식 등 생체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이처럼 P2P 상위 업체들의 앱 출시가 줄을 잇는 것은 최근 몸집이 커진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당국과 P2P 통계업체 미드레이트 등에 따르면 가파른 투자 증가세로 인해 현재 P2P 대출 시장의 규모는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7년 12월 대출잔액이 7532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4배나 성장한 셈이다.

사실 그동안은 적은 상품군과 제한적인 투자서비스 등으로 자체 앱을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지 못했다. 개발자 인건비 등을 감안할 때 앱 운영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았다. 하지만 이제는 '웹'이 아닌 '앱'의 필요성이 두드러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부동산과 개인 신용대출 등 부문별 업체들의 특색이 뚜렷해지고 투자상품과 서비스가 다각화됐기 때문이다.

한 P2P 금융업체 관계자는 "자동분산투자 서비스 등 신규 기능을 개편하면서 앱이 필요한 경우가 생겼다"며 "시장 초기인 3~4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앱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익숙지 않았다. 토스나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업체의 성공을 보고 P2P 업계도 정면교사 삼으려고 나서는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전용 앱 출시 움직임을 핀테크 플랫폼으로부터의 독립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쓱(SSG)페이 등 핀테크 플랫폼은 여러 P2P 금융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상품을 광고해 주고 있다. 광고 대가로 핀테크 플랫폼들은 건별 모집금액의 1% 수준을 수수료로 챙긴다.

대대적인 광고를 할 여건이 되지 않은 업체들로선 가입자 수가 각각 3000만명과 16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힘을 빌리는 게 효율적이었다. 그만큼 의존도도 높았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상위 10개 업체들이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끌어들이는 투자자 비율은 80~90%에 이른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과 함께 투자자들이 늘면서 P2P 금융업체들도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투자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2P 투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널리 확산하고 있어 플랫폼을 거치는 방법 외에 자생적인 채널을 마련할 필요를 느끼게 됐다"며 "올 8월 시행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도 시장의 성장에 한 몫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