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은 3월 17일 서울에 위치한 은행 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지원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  출처: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은 3월 17일 서울에 위치한 은행 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지원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 최근 금융권 연구기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상담창구에서 진행하는 전통적인 대면 거래가 위축되고 디지털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출처: 금융위원회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금융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만이 대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단기 전략이 디지털 전환인 것은 물론, 중기· 장기 전략도 디지털 전환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한 리테일 뱅킹 완화전략’ 보고서를 통해 해외 시장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가 소개한 은행들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데이터가 코로나19 확산이 소매 금융산업의 가치사슬, 채널전략, 신용위험, 시스템 관리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대면, 비접촉 채널로 수요가 몰리면서 콜센터, 모바일뱅킹 등의 거래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함께 카드사용 감소 및 수수료 인하 등으로 비이자 부문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보고서는 은행들이 기존 리스크 모델 및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포스트 코로나19에 대한 시장 변화에 맞춰 재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전환에 더딘 속도를 보인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나는 비대면 채널 수요에 대한 대응 미비로 고객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설명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은행들의 소매금융 전략  출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는 이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은행들의 대응 전략을 단기, 중기, 장기 3단계로 소개했는데 모든 전략이 디지털 전환이다.

첫 번째로 단기 전략은 코로나19 피해 고객을 선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규 고객확보를 위해 간편화된 디지털 플랫폼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을 구축,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증대하기 위한 대책이다.

두 번째로 중기 전략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옴니채널 구축 통해 고객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서비스에 디지털을 잘 융합하는 대책이다.

세 번째로 장기 전략은 디지털 전환으로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확대를 제안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통적인 소매금융 수익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은행들에서 강제 디지털화가 진행될 수 있으며 오픈뱅킹 활성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다른 기관들에서도 제시하고 있다. 앞서 5월 초 국제금융센터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은행산업 과제’ 보고서에서 은행들이 직면한 과제들 중 하나로 ‘디지털화’를 꼽았다.

센터는 이미 은행들에서 대면거래가 축소되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은행들이 디지털 은행으로 변신을 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센터는 고객들의 대면거래 기피 등이 동력이 돼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비중을 더욱 늘릴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IBK경제연구소, 여신금융연구소도 디지털 전환 변화 예상 

4월 말 IBK경제연구소도 IBK경제 브리프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은행들이 '넥스트 노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BK경제연구소는 비접촉 거래의 일상화되면서 은행의 비대면 영업이 심화되고 은행의 강점인 대면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급결제시장 역시 디지털 전환이 필연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COVID-19 이후 글로벌 지급결제시장 트렌드 변화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전염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구매활동이 감소했고 대면접촉 기피 심화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소비행태 변화와 함께 글로벌 지급결제시장에서 오프라인 소비, 수요 위축에 따른 실물 카드 중심의 카드거래규모 감소와 비접촉식 지급결제수단 대중화라는 두 가지 트렌드 변화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소는 향후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비접촉식 지급결제수단의 대중화로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한 지급결제수단 내 디지털 양극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