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같은 운동을 해도 성별에 따라 체지방 감소 효과가 다른 이유에 대한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 왼쪽부터 곽소영 석박사 통합과정(제1저자),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 김현수 교수(교신저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의학부 신민정 교수(교신저자)
▲ 왼쪽부터 곽소영 석박사 통합과정(제1저자),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 김현수 교수(교신저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의학부 신민정 교수(교신저자)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의학부 신민정 교수 연구팀은 운동효과를 나타내는 단백질의 한 종류인 ATPase inhibitory factor 1 (IF1)의 활성이 남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지방 감소 효과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또 운동 후 동반되는 식욕 변화 역시 남녀 간 다른 경향을 보이지만 기존 성호르몬에 집중하는 연구는 현상 파악에 그쳐 구체적인 원인 및 메커니즘을 알 수 없었다.

 

신민정 교수 연구팀은 우리 몸의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마이오카인(myokine)에 주목, IF1 단백질이 성별에 따라 활성이 조절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중 고지방식으로 비만이 된 수컷 생쥐에게 이 단백질을 투여하자 식욕과 체중이 감소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IF1 단백질이 생체 내 주입되면 뇌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뇌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식욕억제중추(POMC)를 활성화하고 에너지 대사를 촉진, 체중 감소를 유발한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의 암컷 생쥐는 IF1 투여에도 불구하고 식욕과 체중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난소절제를 통해 폐경을 유도한 암컷 생쥐에서는 수컷 생쥐와 동일하게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IF1 단백질과 에스트로겐, 그리고 에스트로겐 수용체 간 상호작용이 존재함을 추정할 수 있다며 정확한 기전에 관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 유래 물질을 이용해 적은 부작용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비만 치료에 기여하는 새로운 치료 타깃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인구집단 유전체(DNA) 연구를 통해 IF1 단백질의 생체 내 중요성에 관해서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한국인 유전체 역학연구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IF1의 유전자 다형성(gene polymorphism)이 남성에서만 비만 관련 신체지수와 연관되는 것을 발견했다.

신 교수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남녀 간 운동 효과의 차이점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가 진행돼 현대인의 비만 및 대사질환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김현수 교수와 공동지도로 이뤄졌고 내분비대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 의과대학 크리스토스 만조로스(Christos Mantzoros) 교수팀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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