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자체 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OTT, Over-The-Top)인 애플 TV 플러스를 준비 중인 애플이 자체 제작한 영화를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자제 제작한 영화를 자사 OTT 서비스와 동시에 개봉할 것을 극장 측에 요구해왔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는 주요 상영관에서 개봉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애플의 이 전략은 스타 영화감독과 유명 제작자를 참여시키고, 넷플릭스와 차별화하면서 영화업계와의 긴장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애플이 자체 제작한 영화를 애플의 OTT 애플 TV 플러스에서 서비스하기 전에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애플이 할리우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려 한다”며 “애플이 자사 영화를 애플 TV 플러스에서 서비스하기 전에 몇 주간 극장에서 상영하는 전통적인 극장 개봉 계획을 영화관 체인들에 제안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임원들과 상담도 했다”고 전했다.

영화관들은 보통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 뒤 약 석 달간 온라인이나 IPTV, VOD(주문형 비디오) 등에서 콘텐츠가 서비스되지 않기를 바란다. WSJ은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이 넷플릭스보다 또 다른 경쟁자인 아마존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영화의 경우 석 달간 극장 독점상영 기간을 주기도 했다.

애플이 극장에서 개봉하려는 주요 영화 중에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온 더 록스(On the Rocks)나 코끼리 소재 다큐멘터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피아 코폴라는 ‘대부’, ‘지옥의 묵시록’ 등을 감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이다.

사진=폰아레나
사진=폰아레나

빌 머리와 라시다 존스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칸 영화제 같은 주요 국제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뒤 2020년 중반에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끼리 소재 다큐멘터리는 엘리펀트 퀸이란 제목인데 극장 관계자들과 협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이 넷플릭스와 다른 행보를 추진하는 것은 수익보다는 극장 개봉을 통해 우선 명성과 브랜드를 쌓으려는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내 IT 대기업들이 OTT 시장을 두고 새로운 경쟁을 시작하고 있는데 가격이나 이용 시기 등의 복잡한 균형 관계를 애플이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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