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부 
-7,900원(왓챠플레이)
-3,000(넷플릭스 공동구매)
-2,900원(로켓와우 월회비)
-4,900원(슈퍼클럽)
-6,500원(밀리의서재)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A모씨는 생각보다 많이 나온 카드 값에 놀라 고지서를 찬찬히 살펴봤다. 원인은 1개월 무료에 혹해 가입했으나 해지 시기를 놓쳤거나, 저렴한 가격에 신경쓰지 않았던 월정액 서비스 회비가 빠진 것 때문.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넷플릭스가 쏘아올린 '구독경제', 그 시장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똑똑한 이용과 더불어 정책적 보완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구독경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소유하는 것 보다 적은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 

구독 모델을 도입해 인기를 끈 기업은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미국 내 코드커팅(케이블·위성방송 해지)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입지전적인 성장을 이뤘다. 아마존이나 디즈니 등 콘텐츠 업계 공룡들도 구독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나 아직까진 거뜬하다.

물론 우유나 물 배달과 같이 정기적인 구매 활동이 이루어지는 필수 소비재 영역에서는 이미 친숙한 모델이다. 최근엔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해 콘텐츠와, 각종 실물 경제에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 확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메인 화면 갈무리
넷플릭스 메인 화면 갈무리

국내서도 넷플릭스와 비슷한 '왓챠플레이'가 있으며, 도서분야에서만 ▲ 밀리의서재(월 9,900원) ▲ 리디북스(월 6,500원) ▲ 예스24(월 5,500~7,700) 등에서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또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공개,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그밖에 다른 영역에서도 구독형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유료 전환된 '로켓 와우'는 월 2900원을 내면 로켓배송 상품을 구매 가격에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고, 당일배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다. 8월엔 요기요 '슈퍼클럽'은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 모든 레스토랑의 메뉴를 월 10회, 3,000원씩 총 3만원의 자동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슈퍼레드위크 2.0과 같은 인기프랜차이즈 할인, 쿠폰, 포인트 등의 기타 할인 혜택과도 제약 없이 중복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각각 11월과 9월 출시되는 구독 경제가 뜨는 이유는 플랫폼-생산자-소비자 3박자 니즈가 충족되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내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 할 수록 그 영향력이 커짐은 물론, 정산과 미래 예측까지 용이하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방대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 생산자의 경우에도 정기적인 소득이 담보된다. 구독 모델이라는 큰 패키지 안에 담기기 때문에 영세 사업자에겐 더욱 큰 기회다. 인디게임을 개발 중인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구독형 서비스를 주의 깊게 보고 있고 입점도 고려 중"이라며 "(한 게임 내 새로운)콘텐츠가 꾸준히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일회성(한 번 결제하고 마는) 보다는 (매달 소득이 나오는) 구독형 모델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합리적 소비, 레이더 세워야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약 4,200억 달러(470조 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약 5,300억 달러(594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로만 따지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이용약관 또한 개별 기업에게 달려 있다.

예전부터 구독 서비스는 PC에서만 해지가 된다거나,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렵게 하는 꼼수가 문제가 되어 왔다. 해지를 누르자마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돼, 서비스 종료일이 다가올 때 즈음 해지하려다가 놓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미 결제가 된 경우 환불이 불가능해 앞의 사례가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이 있기도 하다. 

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소장은 "구독 서비스를 보다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연간 단위로 서비스를 한꺼번에 선결제하는 방식보다는 매월 정기적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을 택해 ▲해당 구독 서비스가 정말 필요한지 고민해볼 것 ▲신규·복귀 유저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을 챙길 것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기업에게도 ▲해지일이 다가오면 메일이나 문자를 통한 고지를 할 것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복수 가격 체계로 갈 것 등을 조언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