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공모리츠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낸다. 부동산간접투자방식 가운데 하나인 리츠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전제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다. 투자자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운용하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임대료와 매각차익 등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 나와 "당장 리츠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꼭 재도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우리와 사정이 비등비등한 일본과 싱가폴 등에서도 리츠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전략사업이 됐지 않느냐"며 "리츠 시장은 외국 자본을 투자 유치할 좋은 기회인 데다 많은 이들의 안정적인 투자를 보장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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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25일 열린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홈플러스는 리츠 상장이 무산된 경험이 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지난해부터 매장 51곳을 기초자산으로 한 '홈플러스 리츠'의 상장을 추진했다가, 지난 3월 중순 자진 철회했다. 조 단위의 자금을 공모리츠로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수요 예측에서 공모액이 종전 계획의 절반에 그쳐서다.

당시 실패 요인으로 불안한 업황과 적은 주가 변동 가능성 때문에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청약이 저조한 점과 개인투자자들이 리츠상품을 숙지하지 못한 점 등이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임 사장은 "한국에서 조 단위 리츠를 처음 시도해 투자가들의 불확실성을 전면 해소하지 못한 듯하다"면서 "(시장 불안을 타개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가 기업에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온라인사업에 밀려 성장 정체를 겪던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최근 잇따라 공모 리츠에 발을 담그고 있다. 알짜 매장들을 한데 모아 주식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을 유동화시키려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최근 420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 추진을 결정했다. 롯데부동산투자회사인 롯데리츠의 설립과 운영을 통해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을 활용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권 노른자땅 소재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이 투자대상 부동산이다. 지난해 6월에는 이랜드리테일이 NC백화점 분당야탑점과 뉴코아 일산·평촌점 등 매장 5곳을 한데 묶은 리츠를 상장해 8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해당 점포들은 사모펀드 '이리츠코크렙'이 보유 중이었으나 이 펀드가 공모형으로 바뀌면서 상장이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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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25일 열린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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