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떠오른 롯데리츠가 이달 말 코스피에 상장한다. 롯데리츠는 운용자산 1조5000억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상장리츠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간접투자방식 가운데 하나인 리츠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전제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다. 투자자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운용하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임대료와 매각차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지난 9월 정부가 세제 개편으로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롯데리츠의 흥행 윤곽이 보다 선명해졌단 평가가 나온다.

롯데리츠, 1.5조 손에 쥔다

롯데리츠(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7일 서울시 중구 소재 롯데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O 일정과 사업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수요예측을 마친 롯데리츠는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4750~5000원, 총 공모액은 4084억~4299억원이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리츠 편입자산과는 무관. (사진=신민경 기자)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리츠 편입자산과는 무관. (사진=신민경 기자)

롯데리츠의 투자 대상 부동산은 롯데쇼핑이 갖고 있는 백화점과 마트, 아울렛 등으로 구성됐다. 전체 연면적은 19만평(약 63만㎡)으로 총 감정평가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롯데리츠의 핵심자산인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5월 현물출자를 통해 이미 소유권을 넘겨 받은 상태다.

권준영 롯데AMC 대표이사는 "지난 열흘 동안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총 969곳이 참여해 35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면서 "편입 자산이 모두 일일 유동인구 5만명 이상인 지역에 위치한 점과 6% 후반대의 주주 배당률이 보장되는 점 등이 투자 포인트다"고 밝혔다.

롯데리츠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거대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공모 리츠를 통하면 온라인 구매가 득세하는 환경에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대형 유통사들은 자산을 매각해 점포 효율화와 현금 확보를 꾀할 수 있다. 일부 고액 자산가에 점포 지분 대부분을 맡기면 매장 직원들이 불안정을 느끼는 반면, 공모리츠로써 개인투자자 다수가 점포를 소유하게 되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또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면 부채비율 증가 등 부정적 요인을 감안해야 하는데 리츠는 보유 자산을 활용하므로 기업 신용 강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신민경 기자)
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롯데리츠 IPO 기자간담회'에서 권준영 롯데AMC 대표이사가 발언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리츠와 직결되는 이같은 이점들 때문에 앞서 큰 규모의 유통업체들은 공모·상장 리츠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6월 이랜드리테일은 NC분당야타점과 뉴코아일산·평촌점 등 매장 5곳을 한데 묶은 리츠를 상장해 자금 800억원 수준을 확보한 바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난해부터 매장 51곳을 기초자산으로 한 '홈플러스 리츠' 상장을 추진했다가 올해 3월 자진 철회했다. 조 단위 자금을 공모리츠로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수요 예측에서 공모액이 종전 계획의 절반에 그쳤어서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전례들로부터 공모규모·편입자산 구성 등을 차별화한 롯데리츠가 유통업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부동산 투기수요 흡수할 공모리츠 지원"…'롯데리츠' 흥행 가능성↑

현재로선 정부 정책과 맞물려 롯데리츠의 흥행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사모형 리츠에 쏠려 있는 돈을 공모형 리츠로 옮기는 데 열중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정부는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르면 내년부터 연간 5000만원의 한도로 부동산 간접투자 배당소득에 세율 9%로 분리 과세하겠다"면서 공모형 리츠에 투자하는 개인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키로 한 바 있다.

이번 활성화 방안으로 롯데리츠 등 고배당 리츠상품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로써 얻은 배당수익이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합산된단 이유로 그간 투자결정을 꺼려온 이들이 많았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국내 리테일 시장내 10%를 웃도는 점유율을 확보한 대형 유통사로 여태껏 리츠 시장에 발을 들인 업체들과는 성장 잠재력과 자산의 우량정도에서 차이가 뚜렷하다"면서 "정부도 투자자 청약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어 롯데리츠에 이목이 집중될 동기는 충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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