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마트가 일본 아사히맥주를 묶음으로 할인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산 가운데 주요 대형마트들이 '매대 위 일제(日製) 지우기'에 적극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일본 아사히맥주를 반값에 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열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마트 측은 이와 관련 "논란을 인지한 직후 행사 종료는 물론 해당 상품들을 전부 재고창고로 빼두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 점포 내 판촉행사에 일본산을 포함하는 데 대한 제한을 둘지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이마트 양재점은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아사히 블랙 350㎖들이 6캔을 5000원에 파는 단독 행사를 열었다. 통상 6캔을 묶어 9900원에 판매해온 점을 감안하면 반값에 내놓은 셈이다. 불매 움직임이 퍼져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여있는 일본 주류들을 처분하기 위함인데, 시국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여타 대형마트들도 이마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자사 각 점포에서 일제를 매대 뒤쪽이나 후방(창고)으로 배치하는 모양새다.
롯데마트는 지난주 국내 전 점포에 일본 맥주 판촉 금지령을 내렸다. 회사 관계자는 "총 점포 125곳에 걸쳐 당분간은 맥주 등 주요 일본산 제품의 판촉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면서 "국내외 정세를 반영해 앞으로도 본사 차원에서 각 점포의 프로모션을 통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매대에 일제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주류 등 해외 소싱상품의 경우 판촉이나 진열 등이 사전 계약에 의해 이행돼야 하는 측면이 있어 이를 어길 시 불공정 거래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도 "각 점포 영업단이 상황을 공유하며 제품을 매대 뒤쪽과 한쪽 구석에 밀어 놓거나 본래 계획보다 축소해서 진열하는 등의 방법을 실천 중이다"고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불매운동 중인데"...이마트 '日맥주 반값' 행사 논란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사내 갑질 근절" 목소리 높이는 마트노조
- 본업인가? 외도인가?…'공모 리츠' 손 대는 유통街
- '女 고용률 최고' 타이틀이 머쓱한 '유통 공룡'들…低 근속-임금에 빛 바래
- 노사 갈등 부른 '디지털 전환'…"그래도 유통혁신 위해선 무인화 밀고 가야죠"
- 땡볕에 둔 맥주 환불하고 옷-양말에 립스틱 칠하고...
- 리츠에 미련 못 버린 홈플 임일순 사장 "꼭 재도전"
- 한·일 경제전쟁 속 GS리테일-빙그레 '애국 행보' 주목…소비자 "칭찬해"
- 중견련, 日 수출규제 피해 접수센터 '긴급 가동'
- 사그라들지 않는 日 불매운동...일본과 선 긋는 '관련(?)' 기업
- '어깨뽕' 빼는 재계…자존심 대신 발 빠른 사과 택한다
- [체험기] 이마트 자율주행 배송서비스 '일라이고', 女 1인가구 '불안' 걷어내다
- '실적 빨간불' 이마트, 외부인사·젊은피 수혈…강희석 신임 대표 내정
- 週 52시간제에…대형마트 '문센' 풍경도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