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에서 노란 연기가 난다. 폭탄이 터진 것이다. 사건 현장은 대학로에 위치한 KT 혜화국사. 국내 유무선 망 연결이 집중되는 국내 최대 규모 전용인 KT혜화국사 통신구에 테러가 발생했다. 긴급 상황이라는 안내방송이 먼저 나온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정재훈 과기정통부 통신자원정책과장 주재로 바로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 상황은 KT 혜화국사에도 중계된다. 장석영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위기경보 발령기준을 고려해 정보통신 위기 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한다. 국정원, 안보지원사, 정보사 대테러 합동 조사팀이 상황분석을 위해 진입한다.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교통을 통제한다. 타 통신사 와이파이가 개방되고 유선장애로 소상공인 카드 결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무선으로 카드 결제가 가능해진다. 긴급복구조가 출동하고, 이동형 기지국이 설치돼 무선 서비스를 복구한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것은 실제 상황일까. 다행히 훈련 상황이다. 작년 11월 KT 아현국사 화재로 서울 서북부 일대가 통신 대란을 겪은 상황에서 또 다른 통신 재난이 났을 경우를 대비한 대응 훈련이다. 테러로 인한 KT 혜화국사 정전과 선로시설 피해로 유·무선 전화, 인터넷 통신 장애 발생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KT 아현국사 화재 이후 개선된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 등에 따른 통신서비스 긴급복구(통신망 우회, 이동 기지국), 통신사업자간 협업체계(이동통신 로밍, 와이파이 개방), 이용자 보호(무선라우터 보급) 등을 점검했다고 볼 수 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오늘 훈련은 KT 혜화국사에 불순세력의 폭발물 테러로 인해 폭발이 발생하고, 국사 내 통신구 케이블 손상 및 정전으로 혜화 인근 지역에 통신장애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다”며 “과기정통부는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정보통신분야 재난경보 발령을 하고, 통신사업자들은 피해 통신망에 대한 우회 소통로 확보 및 긴급복구를 실시하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중요시설의 재난/재해 상황에 대비한 이번 훈련은 국가정보원, 통신사, 혜화경찰서, 종로소방서, 육군 56사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실시한다. 훈련 상황은 본부석 앞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노웅래 국회의원, 황창규 KT 회장이 훈련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노웅래 국회의원, 황창규 KT 회장이 훈련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기자가 참관해보니 이날 통신재난 긴급복구 훈련 주요내용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 번째는 통신 서비스별 트래픽 우회로 인터넷, IPTV, 이동통신의 경우 구로국사 망 이원화를 통한 트래픽 우회다. 국제전화는 부산/대전국사 망 이원화를 통한 트래픽 우회를 하고, 일반전화는 과천국사 망 이원화를 통한 트래픽 우회다.

두 번째는 오는 12월 상용망 적용 예정인 통신 재난 시 이동통신 로밍 시뮬레이션이다. 통신 재난으로 이용자가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 망을 사용 못할 경우 재난 로밍 인프라를 통해 단말기·유심교체(LTE) 없이 타사의 망을 이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직접 시연한 와이파이 개방이다. 통신 재난 시 통신사업자들이 와이파이 망을 개방해 이용자는 가입한 통신사와 상관없이 타 통신사의 와이파이 망을 이용할 수 있다. 기자도 직접 확인해 봤는데, SK텔레콤·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모든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었다. 유영민 장관은 와이파이에 접속해 유튜브로 영상을 보기도 했다.

마지막은 소상공인 대상 통신서비스 지원이다. 노웅래 괴방위 위원장이 직접 시연했다. 통신망 마비에 따라 LTE 라우터를 보급해 카드결제를 지원하고 유선전화 주문을 위해 착신전환을 위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결제를 위해 LTE 라우터나 USB 랜(LAN) 카드 등을 투입하고 통화(주문)시 착신전환이 가능한 서비스(패스콜)를 등록한다. 

현장에 있었던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작년 11월 24일은 잊지 못할 날이었다. IT강국이라는 한국,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야심차게 선언한 한국의 민낯이 드러난 날이었다. 아현국사 화재사건으로 굉장히 큰 경험을 했고, 오늘 보고 참 뼈아프지만 좋은 교훈이었고 좋은 자산이 됐다”며 “재해에 대해서 예측을 하고, 예방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ICT 통해 바꿀 수 있다. 특정사(KT)의 문제가 아니고 전 통신사가 해결하는 체제 등을 이후에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 점검하면서, 부족한 건 보완하고 훈련을 통해서 테러나 자연재해나 전시나 어떤 재해에서도 이 부분들이 빨리 복구가 되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에 아끼지 않고 삶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오늘 KT 혜화국사에서 진행한 대응 훈련은 실제인 것처럼 한 것이라 뜻 있다. 작년 말에 아현국사에서 화재가 났고 통신마비, 생활에 불편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회에서 이것이 발생하면 국가적인 재난이 될 수도 있다. 상상할 수 없는 국가재난이 될 것이다. 내실 있게 지속적으로 (대응 훈련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시 통신재난 대응체제에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황창규 KT 회장 등이 참석해 통신 시설 복구 상황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KT)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황창규 KT 회장 등이 참석해 통신 시설 복구 상황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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