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은혜 서포터즈 기자] 이제 우리는 은행에 가지 않는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만으로 은행업무를 처리한다. 종이 신문을 만진 지 오래다. 앱을 통해 실시간 검색어나 뉴스를 찾아보곤 한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행동 변화를 넘어, 신인류를 탄생시켰다. 바로 ‘포노 사피엔스’다. ‘포노 사피엔스 (Phono Sapiens)’란,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를 말한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면서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이 삶에 기반하게 되었다. 이후, 한정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받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됐고, 우리 뇌에 새겨지는 정보가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심리가 바뀌게 된 것이다.

포노사피엔스의 리더, 왕홍과 유튜버

중국에서는 판매사업을 결합시키며 몇 년 전부터 ‘왕홍 마케팅’이 핫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왕홍’이란 ‘왕뤄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중국의 각종 SNS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인사를 의미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왕홍 생방송 시청자는 2017년 기준 연평균 3억 3천만 명에 달하며 왕홍 생방송 마케팅은 2019년 기준 52.3억 위안(9000억 원)으로 추청된다. 왕홍들을 따르는 팔로워들은 왕홍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그 파급효과가 크며, 패션/뷰티 채널을 시작으로 게임, 육아 등 다양한 업계로 그 분야를 확장시켜 나가며 주목받고 있다.

멀리 중국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 파급효과는 찾을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만 타도 너도나도 이어폰을 꽂고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러한 유튜브가 최근 몇 년 사이 거대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1인 미디어인 ‘유튜버’ 덕분이다. 지상파의 한정된 채널에 막혀있던 시청자의 요구에, 그보다 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로 답하는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왕홍과 유튜버는 포노사피엔스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에 속한다. (사진=캐리 유튜브)
왕홍과 유튜버는 포노사피엔스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에 속한다. (사진=캐리앤토이즈 유튜브)

유아동을 대상으로 키즈 콘텐츠를 제작하는 ‘캐리 앤 토이즈’도 대표적인 포노사피엔스 리더다.

2016년 국내 유튜버 누적 조회수 1위, 광고 수익 1위를 달성한 ‘캐리 앤 토이즈’는 이전까지 지상파 방송 한번 한 적이 없다. 순전히 아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모바일 콘텐츠로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자본금 100만원에서 시작한 ‘캐리 앤 토이즈’는 이제 미취학 아동 인구 160만 중 150만명의 구독자를 만들어낸 거대한 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

카카오 프랜즈, 귀여우면 다야? 네..

카카오뱅크가 출시됐을 때, 우리는 그 누구도 그것이 성공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3개월 만에 500만 명의 가입자를 돌파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들은 단지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귀여워서’ 가입했다고 한다. 귀엽다는 이유는 편의성만큼이나 강력한 가입 이유였다. 공인인증서를 통해 몇 차례 보안을 강화하고 신뢰성을 가장 우선으로 여겼던 기존 금융권은 예상치 못했다. 심리를 파고든 것은 카카오뱅크가 포노사피엔스의 마음을 사로 잡은 핵심 전략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캐릭터로 포노 사피엔스 세대를 사로 잡았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뱅크는 캐릭터로 포노 사피엔스 세대를 사로 잡았다. (사진=카카오)

인류의 심리 변화는 소비 행동 변화로 직결되었고, 포노 사피엔스가 속한 시장은 혁명적으로 교체가 되었다. 사람들의 요구는 너무나 다양해지게 되었고, 이에 하나의 답으로 일반화할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 과거의 트렌드가 상식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앞서 언급된 왕홍, 캐리 앤 토이즈, 카카오 뱅크도 결국 선입견을 깨고 포노 사피엔스 세대의 만족을 이끌어 낸 이 시대의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 시대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류가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 만약 누군가 게임을 한다면 마냥 시간을 낭비한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어떤 게임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100만 유튜버가 있다면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찾는다면, 그게 해답이다.

지키고자 하는 것은 위기가 되고, 새로운 분야는 기회가 되고 있는 세상, 이 시대의 해답은 포노 사피엔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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