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잇달아 선박 수주 소식을 알리며 2019년을 시작했다. 1월에만 벌써 선박 6척을 주문 받았다. 이같은 희소식에 조선업계에선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거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최근 5년간 조선업계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 원유 가격 하락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 경쟁사인 중국 조선업체 확장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는 곧장 유동성 위기로 돌아왔다.

지난 2016년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경영정상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비핵심자산(자회사, 부동산) 매각과 직접고용인원 감축 등을 담은 계획안을 내놨다. 자회사들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총 7곳 법인이 팔렸다. 국내 조선 빅3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결과였다.

이런 대우조선해양이 재기 신호를 알린 건 지난해 1월부터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경영악화로 중단된 신입사원 채용을 4년만에 제기했다. 채용 분야는 설계, 생산관리, 경영지원, R&D(연구개발) 등이다. 채용규모는 50명 정도.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이사(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이사.(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선박 수주도 다시 활기를 띄었다. 지난해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과 방사청 KDX-I급 구축함 3척에 대한 개조‧개장 사업(장비교체사업) 등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해군의 신형 잠수함구조함(ASR-II) 상세설계, 함건조 계약 등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18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6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사업 6척(장비교체사업 포함) 등 총 47척, 68억1000달러(약 7조6282억원) 상당을 수주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설정한 목표 중 93%에 달하는 금액이다.

당분간 호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8일에도 오만 국영해운회사인 OSC(Oman Shipping Company)사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0년 4분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추가 옵션물량이 1척 포함됐다. 따라서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

이번 수주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이 2006년 오만 정부와 맺은 수리조선소 건설과 위탁 경영 계약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경영은 10년 계약으로, 지난 2016년 종료됐다. 위탁기간 동안 총 450여척 선박 수리가 진행됐다.

이 같은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OSC사로부터 지난 2008년 초대형원유운반선 5척을 따낸 데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선박을 수주하게 됐다.

이번에 수주한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은 길이 336미터, 너비 60미터 규모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충족하는 친환경선박으로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수주한 초대형원유운반선들은 모두 동일한 설계와 사양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반복 건조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다. 그간 강재가격 상승, 최저임금 상승 등 선박 건조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대형원유운반선 16척을 건조하기로 했다. 이어 올해도 1월 한달동안 지난해 전체 물량의 40%에 해당하는 6척(약 5609억원)을 수주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LNG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에서 앞세워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당사의 기술력을 믿고 발주를 해준 OSC사에 감사 드린다.”며 “선주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의 선박을 건조해 인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개선으로 인해 인력 감축안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6년 발표한 자구안에서 직원을 9000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직원은 약 9900명 정도다. 이 기준에 맞추려면 900명 이상을 줄여야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인력감축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을 세울 시기에 비해 현재는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진행된 인력 감축으로 인해 회사 내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성립 대표가 인력 감축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공식 행사에서 인력 부족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인력 감축에 대해서는 오는 2월 중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올해 목표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VLCC (사진=대우조선해양)
VLCC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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