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품는다…삼성重 인수제안 끝내 거부
현대重, 대우조선 품는다…삼성重 인수제안 끝내 거부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2.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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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3월 초 본계약 체결…노조-독과점은 넘어야 할 산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세계 1위 조선사(수주잔량 기준)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세계 5위, 국내 3위인 삼성중공업은 끝내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KDB산업은행(산은)은 12일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일 대우조선 인수제안에 참여 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산은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합병(M&A)에 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의향을 묻는 인수의향서(LOI)를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수주난에 따른 경영난 지속 △그룹 차원의 지원 의지 부족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미비 등을 이유로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 품에 안기게 될 예정이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의 조건부 MOU에는 '지주회사 격인 조선통합법인을 만든 뒤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 전부를 현물출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조선통합법인은 산은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동시에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현대중공업지주와 산은은 조선통합법인 지분을 각각 26%, 18% 갖게 된다. 기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은 조선통합법인의 자회사가 된다.

산은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확인 실사, 경쟁국 기업결합 승인 등 절차가 남아있다.

노동조합(노조)의 반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양사 노조는 인수합병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공동대응을 바탕으로 총파업 등 투쟁강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오는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오는 13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를 결의한다.

앞서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은 지난 8일 현대중공업 지부와 회동 후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투쟁 기조를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밀실 협약·일방적 매각 즉각 폐기, 조선산업 생태계 파괴하는 빅1체제 재편 중단, 노조 참여보장, 고용안정대책 마련, 거제 경남지역 경제와 조선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한 노·정협의체 구성, 재벌만 배불리는 재벌특혜 중단 등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11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밀실야합에 대해 두고볼 수 없다"며 "일방적인 인수 강행시 노사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당장 설계, 영업, 연구 등을 시작으로 중복되는 인력 구조조정은 불 보듯 뻔하다. 구성원들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총고용 보장을 선언해야 한다"며 "사측은 인수 밀실 추진 등을 구성원에게 공식 사과하고 모든 인수 과정에 노조 직접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독과점 논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경쟁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두 회사가 세계 수주의 21%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경쟁국들은 벌써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 점유율은 13.9%, 대우조선은 7.3%다.

기업결합 심사는 단 하나의 국가에서만 반대해도 M&A가 무산될 수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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