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KT가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한 지 한달 반 만에 새로운 요금제를 들고 나왔다. SK텔레콤은 시장 1위로 '요금 인가제' 사업자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월 3만3000원의 가격으로 음성전화 무제한, 데이터 1.2GB를 제공하는 스몰 요금제를 선보였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 요금제에 준하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의 고가요금제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와는 다르게 10만원의 가격으로 속도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에 비해 주파수 폭 대비 가입자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SK텔레콤은 10만원대 요금제 사용자에게 6개월마다 갤럭시노트9 등 최신 스마트폰을 교체할 수 있는 혜택 등을 제공한다. 또한 SK텔레콤은 7만원대 패밀리 요금제를 신설해 가족끼리 데이터(20GB)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18일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한 T플랜을 출시하고 이날 오전 을지로에 위치한 티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상무)은 “최저요금제에 대한 니즈(수요)가 있는데, 현재 300MB가 최저 요금제에서 제공되고 있다”며 “데이터 사용량이 가하고 있고, (현재 수준으로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고객의 사용량을 분석했더니 최저 요금제인 3만원대에서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돼 데이터 양을 늘렸다는 얘기다.

SK텔레콤 홍보 모델들이 온 가족의 데이터를 늘리고 요금을 낮추는 ‘T플랜’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홍보 모델들이 온 가족의 데이터를 늘리고 요금을 낮추는 ‘T플랜’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SKT와 KT의 새 요금제를 보면 '시장에 맡겨도 충분하다' 

정부는 1~2만원대의 가격으로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를 늘리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편요금제 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국회의 결정에 달린 상황에서 먼저 이에 상응하는 요금제를 KT에 이어 출시했다. 국회에게 경쟁이나 시장에 맡겨도 충분히 저렴한 저가 요금제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양맹석 그룹장 역시 “3만원대 요금제(스몰)는 보편요금제에 유사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족 공유라던지 추가 혜택을 고려하면 더 이상의 혜택이다. 저가 요금제의 부족한 부분들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새로운 요금제인 T플랜의 초안 협의를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6월 초에 했다고 밝혔다. KT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한 시기는 지난 5월 30일이다. 이는 KT가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전후해 새로운 요금제를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요금제와 KT의 요금제는 3만원~4만원대 등 저가 요금제의 경우 상당부분 유사하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속도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8만원대에 제공한다. SK텔레콤은 10만원으로 타사 대비 비싸다. 

양맹석 그룹장은 “6만원대 요금제인 라지는 100GB 기본제공에 속도제한으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99.7% 고객이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용량”이라며 “7만원대 요금제인 패밀리는 150GB 기본 제공에 속도제한으로 무제한을 제공하고, 가족 모두 같이 쓸 수 있는 2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혼자 쓰면 사실상 완전 무제한이고 150GB 쓰는 사람은 0.0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이 기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설명하고 있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이 기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타사에 비해 가입자 대비 주파수가 부족하다. LTE 주파수 폭은 SK텔레콤이 135㎒로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KT는 95㎒(800㎒ 10㎒폭은 사용하지 않음), LG유플러스는 100㎒의 LTE 주파수를 각각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 LTE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2285만명, KT가 1452만명, LG유플러스가 1191만 명이다.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 대비 가입자 수가 2배 가량 많지만 주파수 대역폭은 1.4배 차이만 난다. 가입자 1만명 당 할당된 주파수 대역폭을 단순 계산하면 SK텔레콤은 0.030㎒이며 KT는 0.034㎒, LG유플러스는 0.041㎒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경우 8만원대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기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7만원대의 패밀리 요금제를 신설하고 10만원대로 가격을 높이는 대신, 6개월마다 갤럭시노트9 등 최신 스마트폰을 교체할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맹석 그룹장 역시 타사 대비 가격이 높지 않느냐는 지적에 “6만원대, 7만원대, 10만원대 등 무제한 3개 구간이 있는데 실용적인 무제한 제공에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며 “6만원대 요금제나 7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사실상 완전 무제한에 해당하는 혜택이다. 10만원대 완전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최신 프리미엄 단말기 6개월 교체 등 혜택을 제공한다. 훨씬 실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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