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 FSD 기술의 안전성과 책임 문제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Reve AI]
자동차 업계에서 FSD 기술의 안전성과 책임 문제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년간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전통 자동차 제조사에 라이선스로 빌려주겠다고 제안까지 했으나, 이제는 그들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25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테슬라의 강세론자들은 수년간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 및 로보틱스 회사'이며, 첫 번째 로봇 제품이 자율주행차라고 주장해왔다. 머스크 역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너무 앞서 있어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존을 위해 결국 FSD를 라이선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초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머스크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 대해 '예비 논의'를 하고 있다고 처음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2023년 6월에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FSD' 또는 '기타 테슬라 기술'을 경쟁사에 라이선스할 의향이 있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머스크는 테슬라가 한 대형 자동차 제조사와 협상 중이며, 그 해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국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포드와 테슬라가 FSD 기술 라이선스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오랜 소문이 있었고, 올해 초 짐 팔리 포드 CEO는 "테슬라와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지만, 자율 주행 기술에 있어서는 웨이모가 더 합리적"이라며 테슬라와의 협력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일렉트릭에 따르면 이제 머스크는 테슬라 FSD 라이선스 아이디어를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엑스(구 트위터)에 "다른 전통 자동차 회사들이 가끔 연락을 해오긴 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고 5년 뒤에나 아주 작은 규모의 프로그램에 FSD를 도입하는 방안을 미적지근하게 논의할 뿐이라 의미가 없다. 정말 어처구니 없다"라며 관련 협상이 결렬된 이유를 설명했다.

머스크의 표현을 자동차 업계 표준으로 번역하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테슬라가 주장하는 것처럼 실제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요구했으나 테슬라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은 'V-모델' 검증 방식을 따르며,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철저히 테스트한 후 안전성이 확보된 기술만 출시한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을 출시하며 시스템 작동 시 차량에 대한 법적 책임까지 수용했다. 

반면, 테슬라는 '공격적인 배포' 전략을 통해 '베타'(현재는 '감독' 버전) 소프트웨어를 고객에게 출시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을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수많은 연방 조사와 소송으로 이어졌고, 최근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인 모델 Y가 정지한 경찰차를 들이받은 사건과 관련된 소송에서 합의하며 배심원 판결을 피했다. 이는 테슬라조차 법정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토요타와 같은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웨이모와 협력해 자율주행 기술을 자사 소비자 차량에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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