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사진: 넥슨]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사진: 넥슨]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게임업계의 이목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쏠리고 있다. 올해로 30회를 맞는 게임대상은 오는 11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평가 체계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누가 첫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넥슨·넷마블, 'IP 활용 신작'으로 맞붙다

현재 업계에서는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을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고 있다. 2004년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이 게임은 멤버십·배틀패스 중심의 가벼운 과금 구조와 생활·협력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용자 간 대결(PvP) 시스템을 배제하고 던전·레이드만으로도 최종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택한 점이 핵심이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누적 가입자 207만명을 돌파했고, 전체 이용자 중 66%가 10~20대로 구성돼 기존 30~40대 중심이던 모바일 MMORPG 시장의 지형을 바꿨다. 출시 초기 양대 마켓 상위권 진입에 이어 최근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재차 기록하는 등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장르 내에서 '모비노기라이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이 사례를 '과금 완화=수익 악화'라는 기존 등식을 깬 반례로 해석하고 있다. 협동·커뮤니티 중심 설계가 과금의 '필수성'을 '선택성'으로 치환하면서도 장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 [사진: 넷마블]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 [사진: 넷마블]

넷마블은 올해 IP 리메이크작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2014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1세대 IP '세븐나이츠'를 수집형 RPG로 재해석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출시 한달 만에 약 110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출시 당일 국내 앱마켓 매출 1위에 올랐고, 이후 21일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원작의 핵심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을 계승하면서도 최신 게임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팬층과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서비스 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했다. 특히 개선된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태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태국·홍콩 등에서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고, 글로벌 20여 개국에서 매출 상위권에 안착하며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

넷마블의 또 다른 IP 활용작 'RF 온라인 넥스트'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 게임은 출시 6일 만에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약 6개월간 매출 순위 10위 안을 유지하며 넷마블의 실적을 견인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서곡'도 주목받고 있다. 6월 출시된 이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는 2023년 게임대상 대상 수상작인 'P의 거짓'의 확장팩이다. 수상할 경우 독립 게임이 아닌 DLC로서는 최초의 본상 수상작이 된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도 후보작 명단에 올랐다. 3월 출시된 이 하드코어 액션 RPG는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으나, 넥슨의 대표 IP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에 알린 점이 평가받을 전망이다.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주요 변경사항 [표: 한국게임산업협회]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주요 변경사항 [표: 한국게임산업협회]

◆순위점수·점수공개 첫 도입…심사 개편이 변수

올해 게임대상은 심사 방식을 대폭 개편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본상 평가에서 심사위원 비중을 기존 60%에서 50%로 낮추고, 대국민 투표와 미디어 투표 비중을 각각 20%에서 25%로 높였다. 인디게임상도 기존 심사위원 100% 평가에서 심사위원 50%, 미디어 50%로 변경됐다.

투표 점수 반영 방식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득표수를 전체 득표수로 나눈 비율로 점수를 산정했으나, 올해부터는 득표 순위에 따른 순위점수를 도입했다. 순위점수는 득표 순위별로 부여되는 절대점수로, 1위에는 25점이 주어진다. 여기에 1위 득표수 대비 득표 비율로 계산되는 비율점수를 더해 평균을 반영한다.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작년 시상식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있다. 대상 수상작이 시상식 전에 사전 유출되고, 투표점수 실반영률이 공표된 비중보다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게임 심사위원 목록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됐다.

올해부터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1·2차 심사 이후 대국민 투표 순으로 진행된다. 시상 후에는 세부 점수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순위점수 신설과 점수 공개는 실제 투표 영향력을 높이고 대중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려는 목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심사 방식 개편으로 대국민과 미디어 투표의 실질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용자들의 선택이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다"며 "올해는 IP 리메이크작들이 좋은 성과를 낸 해라 심사위원이 대중성과 작품성을 어떻게 평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대상 후보작 접수는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됐다. 대국민 투표는 10월 20일부터 11월 10일까지 실시된다. 최종 수상작은 심사위원 심사와 일반인, 게임 기자, 인플루언서 투표 결과를 합산해 결정된다.

한편 올해 시상식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으로 '인기성우상'이 신설됐다. 시상 대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출시된 국내외 게임 캐릭터를 한국어로 더빙한 성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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