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 후오비코리아 대표 [사진:후오비코리아]
최준용 후오비코리아 대표 [사진:후오비코리아]

[부산=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후오비코리아가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에 팔을 걷어부쳤다. 최근 부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부산으로 본사 이전을 결정한데 이어 기술적 지원, 생태계 조성 등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후오비코리아는 왜 이처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에 적극적인 걸까?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간 부산 벡스코에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 (BWB 2022)'에서 최준용 후오비코리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BWB 2022에는 후오비코리아의 모회사인 모회사 후오비글로벌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이 "코인마켓 거래소와 상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부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거래소의 거래소'로 원화마켓을 열지 못한 코인마켓 거래소들에 바이낸스, FTX, 후오비 글로벌 등 유명 해외 거래소들의 오더북을 공유해 유동성을 확대하게끔 돕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올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원화마켓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의 실적 격차는 더욱 커진 상태다. 

올 상반기 원화마켓 거래소 평균 일 거래금액이 5조2000억원인데 반해 코인마켓 거래소 일 평균 거래액은 300억원에 불과하다. 원화마켓 거래소의 평균 영업이익은 6600억원인데 반해 코인마켓 거래소 영업이익은 3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생존이 위태로운 코인마켓 거래소에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해외 거래소의 유동성 공급을 통해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코인 선택 폭이 넓어져 이용자층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국내 거래소의 해외 진출도 용이해질 수 있다.

증권 시장에 비유하면 여러 증권회사(코인마켓 거래소)들이 예탁결제원(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 붙어 있는 형태와 유사하다고 했다. 코인 거래소들이 같은 호가창을 보면서 고객들이 외국 거래소의 가상자산도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후오비코리아에 접속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통합 오더북을 보고 FTX에 상장되어 있는 가상자산을 FTX에 따로 접속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 

이같은 코인마켓 거래소 친화 정책이기 때문에 부산시가 지난 21일 서울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12개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모두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에 지지 성명을 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둘러싼 국부 유출, 국내 업체 역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현재  바이낸스, FTX, 후오비 글로벌, 크립토닷컴, 게이트아이오 등 다수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최 대표는 "부산시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규제 혜택을 제공하는 게 아니다"며 "금융위원회가 정한 절차에 따라 ISMS 인증, 가상자산사업자 인가 등을 모두 취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성공하면 현재의 업비트 주도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업비트 고객의 50% 이상이 바이낸스 계정을 갖고 있어 향후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됐을 때 외국 거래소 이용 흔적을 추적해 정확한 과세 표준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대표에 따르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3단계에 걸쳐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1단계로 코가상자산 거래소끼리 오더북을 공유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2단계는 외국 가상자산 거래소를 연동한다. 이어 3단계로 가상자산 선물 거래 등 파생상품 거래를 허용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