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판교 R&D 사옥 전경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사옥 전경 [사진: 엔씨소프트]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엔씨소프트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경영 효율화 기조를 상반기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반기에는 이를 포함한 신작들의 출시 성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희가 비용 절감을 많이 진행했고 지금 비용 절감이 사실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올해 많은 부분에서 추가적인 비용 절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영효율화는 지난해부터 진행했고 올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신작 성과가 반영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쓰론앤리버티(TL)의 지역 확장을 포함해서 지적재산권(IP)을 여러 개 출시해 매출 체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올해 상반기 후반에 '배틀 크러쉬'가 출시될 예정이고, '프로젝트BSS'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 매출은 주로 하반기에 집중하게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전날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798억원으로 30.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139억원으로 50.9%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번 실적에 대해 "모바일 게임 매출 하향 안정화로 인한 매출 및 이익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연간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1조200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PC 게임 매출도 3651억원으로 6% 줄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이른바 리니지 삼형제로 불리는 게임들이 매출이 하향 안정화를 보이며 경영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경영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비용 효율화 작업을 지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인건비와 마케팅비는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전년 대비 각각 3%, 55% 감소한 8229억원, 850억원을 기록했다. 또 4분기의 경우도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지속 성장을 위해 올해 신규 IP 확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투자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CFO는 "전날 확인한 현금(캐시) 밸런스가 1조9000억원 정도이며 이외에도 부동산이나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들이 많다"며 "지금 말한 현금이나 유동화 자산들을 통해 인오가닉(지분투자 및 인수합병)하게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IP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IP를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맞추고 있다. 서구권, 동남아 시장에서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지역확장을 최우선 문제로 삼았다"며 "M&A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지 못하지만 굉장히 많은 시간을 쏟고 있기 때문에 올해 내에는 진행하는 투자에 대한 방향성을 실질적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TL)'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TL)' [사진: 엔씨소프트]

게임 부문에서는 앞서 언급한 '배틀 크러쉬'와 '프로젝트BSS'를 포함해 TL의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홍 CFO는 TL의 국내 성과 부진에 대해서는 "TL의 국내 출시 후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은 점은 인지하고 있고, 콘텐츠 난이도나 편의성 문제가 있었다"며 "TL 팀이 콘텐츠 개선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TL은 해외에서 새로운 지표 창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서구권의 유저들의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지표로 확인하고 있다"며 "올해 출시하는 것에는 전혀 변화가 없고, 마케팅 전략상으로 글로벌 경쟁작을 고려해서 최적의 시기를 아마존에서 결정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이후 출시될 신작 계획도 언급했다. 특히 '아이온2'를 강조했다. 

홍 CFO는 "아이온2는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IP이고, 전사적으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VP(이용자 간 전투) 요소도 있지만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LL은 연내 외부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고, 개발팀이 직접 소통하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준기 베어링자산운용 연구원은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세 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로 게임별 매출이 공개되고 있지 않은데 실적이 창피하다고 숨기는 것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택진 대표는 최악의 실적에도 지난해 기준 124억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가져갔는데, 다른 상장사 경영자들은 연봉과 성과급을 받지 않고 주주로서 배당받는 게 일반적"이라며 "1조원 이상의 현금이 있는데도 해당 금액을 주주환원 등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사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직원이 5000명이 넘고, 경영관리 직원이 1500명이나 되는데 추가적으로 5800억원짜리 새로운 사옥을 짓는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며 "개발비나 인건비를 더 쓸 것이라면 주주한테 게임 파이프라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CFO는 "전 세계 기업 중 저희처럼 (게임별 매출을) 발표하던 곳이 거의 없다.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려는 것이지 숨기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임원 보상은 다른 기업처럼 보상위원회를 통해 결정되고 있고, 재무팀이나 회사가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도 조직이 과도하다는 것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이 점을 이사회에도 분명히 말씀드렸고, 이사회에서도 동의해주셨다"며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주주분들께 변화하는 모습과 노력을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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