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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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서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를 거쳐 NK(넥슨·크래프톤)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 전반으로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가 업체 간 희비를 가르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3N2K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폭이 증가한 게임사는 넥슨과 크래프톤뿐이다. 두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견조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넥슨의 경우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3조9323억원, 영업이익은 1조2516억원으로 각각 20%, 30% 증가했다. 

넥슨은 기존 스테디셀러로 불리는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블루 아카이브' 등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호조에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 '메이플스토리M'(중국) 등 신규 출시작의 흥행이 더해져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넥슨은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북미∙유럽, 동남아 등 기타 지역까지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와 '더 파이널스'의 성과로 북미∙유럽 지역은 4분기에만 매출이 78%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크래프톤은 대형 신작이 없었지만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의 꾸준한 흥행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2.2%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가장 큰 성과는 배틀그라운드 IP의 성장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PC·콘솔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12월 최대 동시접속자 수 또한 연중 저점 대비 70% 상승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지난해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트래픽과 매출 모두 빠르게 회복하며, 12월에는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을 통해 배틀그라운드의 이익 안정성이 기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며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에서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고 신규 과금 상품 또한 유저 반발이 크지 않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고,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이 69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적자 폭이 감소했으며, 4분기는 흑자전환하며 올해 실적을 기대케 했다. 분기 단위 흑자전환은 2022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흥행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한때 분기 7000억원을 넘어섰던 영업비용을 통제하고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신작 성과로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하이브 지분 8% 매각을 통해 52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상환했고 향후 축소될 금융 비용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1조7798억원으로 3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75.4% 줄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이른바 리니지 삼형제로 불리는 게임들이 매출이 하향 안정화를 보이며 경영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경영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1조241억원, 영업이익이 745억원으로 각각 10.77%, 57.65% 감소했다. 연매출 1조는 지켜냈지만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기존 스테디셀러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 신작인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흥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왼쪽 위부터)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카카오게임즈 '롬(R.O.M)', 엔씨소프트 '배틀 크러쉬' [사진: 각 사]
(왼쪽 위부터)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카카오게임즈 '롬(R.O.M)', 엔씨소프트 '배틀 크러쉬' [사진: 각 사]

'3N2K', 글로벌 공략 신작 라인업 준비 '착착'

이처럼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3N2K는 저마다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올해 글로벌 공략에 나서고 있다. 

넥슨은 올여름 출시를 준비 중인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와 '마비노기 모바일' 또한 연내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잠입 생존 게임 '낙원',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 등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도 올해 주요 라인업으로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딩컴 모바일 ▲프로젝트 블랙버짓 ▲서브노티카2  등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타이틀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될 전망이다. 또 인조이와 프로젝트 블랙버짓은 연내 얼리엑세스(미리해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에만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등 신작 4종과 함께 중국 출시작 1종(제2의 나라: Cross Worlds) 등 총 5종의 게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아마존 게임즈'와 함께 '쓰론 앤 리버티(TL)'를 글로벌로 서비스하며 콘솔을 비롯한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또 상반기 후반에는 '배틀 크러쉬'와 '프로젝트BSS'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배틀크러쉬는 엔씨소프트가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이는 첫 번째 게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중 '아키에이지 워'를 대만, 일본, 동남아 등 9개 지역에, 상반기 중 '에버소울'을 일본 시장에, 연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북미·유럽 지역에 선보이며 서비스 기반을 넓힌다. 여기에 '롬(R.O.M)', 'Project V(가제)', '가디스 오더', 'Project C(가제)' 등의 신작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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