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X가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다. [사진: 그라운드X]
그라운드X가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다. [사진: 그라운드X]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수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차기 대표로 내정된 양주일 현 카카오 부사장이 보여줄 리더십에 이목이 쏠린다. 기존 주력 서비스인 클립과 클립 드롭스 관련 내수 다지기와 함께 글로벌 마켓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약 4년 동안 그라운드X를 이끌었던 한재선 대표가 이달 말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한 대표는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온라인을 통해 퇴임식을 가지고 크루(직원)들로부터 퇴임 기념 NFT(대체불가토큰)를 받은 소식을 공유했다. 

한 대표는 2018년 3월 그라운드X 대표로 취임했다. 이듬해 6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메인넷을 출시하고 서비스 기반을 만들었다. 한 대표는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하며 대중화에 시동을 걸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클립(Klip)이다. 당해 6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톡에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내놨으며, 이용자는 클립에서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암호화폐) 클레이(KLAY)와 파트너사가 클레이튼으로 발행한 토큰을 보관,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 누적 이용자는 지난해 6월 기준 100만명을 돌파했다. 

클립 이후 한 대표는 블록체인 주력 분야로 NFT에 주목하고 '클립드롭스'를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그는 2020년 중순부터 NFT를 통한 디지털 자산화에 주목했고 이듬해 7월 큐레이션 된 NFT 작품을 가상자산 클레이로 구매할 수 있는 클립드롭스를 클립을 통해 내놨다.

지난해 11월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발표에 따르면 클립드롭스 오픈 특별전에 24명의 국내 작가의 56점의 NFT 작품이 판매됐고, 총 판매 규모는 약 29억원에 달했다. 이 기세를 몰아 그라운드X는 2차 판매가 가능한 마켓플레이스 등을 담아 공식 버전을 내놓고 지속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 4일 한 대표는 자신의 SNS을 통해 "지난 4년이라는 기간 동안 고작 100명 남짓의 인원이 클레이튼, 클립, 클립드롭스, 카이카스, KAS 등 웬만한 블록체인이 갖춰야 할 대부분을 만들어냈다"며 "클레이튼은 하루 천만개 이상의 트랜잭션을 받아내고 있으며 가상자산 클레이는 4조원에 육박하는 시총을 유지하고 있다. 클립은 17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클립드롭스는 국내 NFT 아트 서비스의 기준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부분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클레이튼의 창업자로서의 역할은 다했다고 판단, 새 판도 짜여졌으니 새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의 바통을 이어 받을 신임 대표이사에 양주일 현 카카오 부사장이 내정됐다. 

양주일 대표 내정자는 한게임과 네이버를 거쳐 NHN티켓링크 대표, NHN벅스 대표, NHN여행박사 대표를 맡았다. 2021년 카카오에 합류해 지갑 사업실에서 인증서·전자문서, 이모티콘·톡 서랍 구독 플랫폼, 디지털 카드·NFT 사업 등을 이끌었다. 

양주일 그라운드X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 그라운드X] 
양주일 그라운드X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 그라운드X] 

그라운드X는 양주일 대표 내정자가 지갑 사업실에서 카카오 인증서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 등이 회사가 전개하는 NFT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 인증서의 경우 출시 1년 만에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성과를 보였다. 

특히 카카오가 카카오톡 지갑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카드' 서비스 기능이 NFT와 완전히 무관치 않다. 디지털 카드는 자격증, 신분증, 보증서, 입장권, 멤버십 등 다양한 분야의 카드를 카카오톡 지갑에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 관계자는 "디지털 카드는 NFT 기술을 활용해 발급해 주는 개념인데, 사원증뿐만 아니라 특정 조직 단체 소속을 증명하거나 컨퍼런스 입장 티켓, 팬클럽 인증 등으로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주일 대표 내정자는 "블록체인 산업이 초기 단계를 넘어 이미 폭발적인 성장 단계에 돌입한 만큼, 클립과 클립 드롭스를 각각 최고의 지갑 서비스와 NFT 마켓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그동안 이끌어온 지갑 및 서비스 경험들이 디지털 자산 시장 분야에서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올해 그라운드X의 또 다른 과제는 글로벌 도약이다. 양주일 대표 내정자도 "국내 대표 서비스로 성장함과 동시에 클레이튼과 함께 글로벌 도약도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그라운드X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밝힌 올해 로드맵에서도 이달 중으로 클립의 글로벌 버전 앱을 내놓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글로벌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꾸리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NFT 관련에서도 글로벌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시와의 연계를 진행한다. 내달 클립 드롭스의 오픈시 기획전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클립·클립 드롭스와 오픈시 간 연동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아울러 클레이튼 네트워크에서 이따금씩 발생했던 장애도 개선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2020년 초 클레이튼 메인넷에 블록이 생성되지 않은 오류가 발생하는가 하면, 지난해 말에는 클레이튼 네트워크가 한때 40시간 가까이 먹통 된 바 있다. 정상화되고도 또 보름 만에 거래가 대거 몰리면서 클레이튼 네트워크 내 트랜잭션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었다. 

현재는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뿐만 아니라 NFT 서비스도 확장되고 있고, 그라운드X가 클립과 클립드롭스를 회사의 효자 서비스를 넘어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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