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디파이와 게임 분야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사진: 크러스트 홈페이지]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디파이와 게임 분야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사진: 크러스트 홈페이지]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클레이튼 생태계를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탈중앙화 금융이라고 불리는 디파이와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크러스트는 그동안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시작하고 주도해 온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대한 모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존에 싱가포르에 있었던 '클레이튼' 법인이 '크러스트(Krust)'로 재탄생했다. 

크러스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초기 성장단계의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한다. 특히 블록체인 영역에서 클레이튼 재단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확장한다. 클레이튼 재단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에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다. 

최근 크러스트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 디파이와 블록체인 게임사들에 잇따른 투자가 눈에 띈다.

실제로 지난 10일 클레이튼 공식 미디엄을 통해 회사는 "올해 게임 및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위한 블록체인이 되는 것과 동시에 디파이 생태계가 지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 중개 없이 구현된 금융 서비스다. 

최근 크러스트는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대출 및 스테이킹 서비스 '클레이뱅크'와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 간 교환을 지원하는 '클레임스왑'에 투자했다. 이달 10일에는 클레이튼 기반 담보형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코코아 파이낸스'에도 투자했다. 

크러스트는 이들과 다양한 사업 전략을 통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려 할 것이다. 특정 블록체인 플랫폼에 묶여 있는 고객 자산 총액(TVL, total value locked)은 디파이 프로토콜 규모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데, 현재 클레이튼의 TVL 존재감은 미비하다. 

디파이 관련 데이터 정보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11일 기준 이더리움 TVL은 1421억달러로 압도적인 1위다. 뒤를 이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테라 TVL이 169억달러,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TVL이 149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시간 클레이튼 TVL은 12억 달러 수준이다. 

 클레이튼 TVL은 12억 달러 수준이다. [사진: 디파이라마]
클레이튼 TVL은 12억 달러 수준이다. [사진: 디파이라마]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크러스트는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클레이시티에도 투자했다. 클레이시티는 NFT를 적용한 가상 부동산에 플레이투언(Play to Earn, P2E) 콘셉트를 접목한 게임이다. P2E는 게임을 하면서 취득한 아이템 또는 NFT를 가상자산으로 거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게임 방식이다. 

최근에는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가 국내 한 P2E 게임 컨퍼런스에 참석해 클레이튼이 추구하는 게임 블록체인의 방향성을 공유했다. 

클레이튼 재단에서 NFT와 게임, 메타버스 사업을 개발하고 있는 변성민 담당자는 블록체인 게임에 있어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일 논스클래식과 무븐트, 한다오 등이 개최한 '메타서울 P2E 게임콘' 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 가치는 디지털 자산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 이 환경에 필요한 것이 (디지털 자산) 지갑, 거래소 등 인프라와 수많은 네트워크와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등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생태계를 만들어갈 이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변성민 담당자는 "이같은 생태계를 같이 만들어갈 이들을 위해 재단 차원에서도 제공할 수 있는 패키지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에서는 NFT나 P2E 게임 등을 출시하기 어려워 클레이튼은 글로벌로 눈을 돌려 기반 인프라를 다지며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게임법상 한국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NFT와 P2E 게임은 사행성 등을 이유로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에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게임사들은 국내 규제를 피해 글로벌 진출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국내 한 블록체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디파이의 경우 규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블록체인 게임은 이미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그동안 클레이튼이 디파이 등 여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았었기에, 올해를 시작으로 플랫폼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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