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금융상품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금융상품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각사의 셈법에 따라 관련 금융상품을 본격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중 은행들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 전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이달 중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상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도는 최대 1억원으로 별도 담보나 보증을 끼지 않는 상품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은 기업대출을 비대면으로 내놓기에 여러 장벽에 부딪쳤었다. 일례로 기업대출을 위해서는 실제 사업영위 여부를 확인하고 제출 서류에 대한 현장실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인터넷은행은 법상 전자금융거래의 방식으로 업무를 영위토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가 정책금융인 '사잇돌대출' 상품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취급하고 있고, 이 상품의 최대한도는 2000만원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도전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토스뱅크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그동안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쌓아온 다양한 데이터들을 대출 심사 평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토스의 '사장님' 서비스를 예시로 들었다. 사장님은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서비스로 ▲매출 장부 관리 ▲급여명세서 발급 ▲세금계산서 발행 ▲숨은 카드매출 찾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약 40만명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사업 영업 0년 유지 등 개인사업자 대출 대상과 한도 기준 등의 세부 정보를 이달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토스뱅크 행보에 대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제에 따른 대응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토스뱅크는 출범 9일 만에 당해 대출 한도가 소진되면서 신규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자와 캐시백 혜택으로 지출되는 비용과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관리제 등을 고려했을 때, 회사 입장에서는 총량제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 대출에 우선순위를 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 규제도 완화된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취급시 사업 영위 여부를 확인하고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의 진위 확인 등을 위한 대면 거래를 허용하고, 예대율 규제도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후발주자로 기업대출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이 상반기 영업을 개시하면, 향후 자사의 기업대출 취급시 신용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금리혁신법인은 지난해 12월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CB)로 예비허가를 획득했으며, 개인사업자의 사업장 매출 정보 등을 활용해 개인사업자의 신용 리스크를 정교하게 평가해 금융 시장에 중금리 대출의 공급을 늘려 금리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도 대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올해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이 중 778조8000억원이 주담대다. [사진: 한국은행]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이 중 778조8000억원이 주담대다. [사진: 한국은행]

다만 카카오뱅크 측은 기업대출에 앞서 늦어도 다음달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고려해 카카오뱅크는 올해에도 고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 중단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도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새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게 돼, 적극적으로 신용대출 문을 확장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연초부터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상품 관련 실제 고객 대상 실거래 테스트에 나섰다. 상품 출시에 앞서 실제 이 상품을 이용할 외부 고객을 선정해 대출 절차에 맞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담대 시장은 시장 규모가 상당해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상품 출시에 일제히 열을 올리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이 중 778조8000억원이 주담대다. 은행 전체 가계대출 중 73%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신한은행은 비대면 주담대를 내놓고, 지속 서비스를 개선해 주택구입자금과 타행대환자금, 생활안정자금 목적으로 대출이 가능토록 했다. 이달까지 자사 쏠(SOL) 앱을 통해 비대면 주담대를 신청하고 1개월 내 실행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열고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들과 시중은행들의 경쟁 전선이 주담대 등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담대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 시장인데, 인터넷은행까지 뛰어들면서 경쟁 전선이 확대된 셈"이라며 "최근 (비대면 주담대) 담당 부서 인원도 늘리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도 후발주자 인터넷은행이 매매와 함께 일어나는 주담대 등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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