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사진: 셔터스톡]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시중은행들도 올해 가계대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기업 여신 부문을 강화하고 있어 양 진영 간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다. 최저 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이며, 최대한도는 1억원이다. 고객은 만기 일시 혹은 원리금균등 중 상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대출 기간은 최소 1년부터 최대 5년이며(만기 시 연장 가능) 중도상환 수수료는 무료다. 

이용 대상 고객은 실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다. 사업자등록번호를 보유하고 1년 이상 실제 사업을 영위하거나 최근 6개월 이상 매출액이 발생해야 한다. 최소 증빙 연소득은 소득금액증명원 기준 1000만원 이상이다. 

특히 이 상품은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으로 무보증, 무담보로 진행된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이 소상공인에 특화된 심사기준을 반영, 고객 맞춤형 한도와 금리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토스뱅크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그동안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쌓아온 다양한 데이터들을 대출 심사 평가에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례로 사장님 서비스는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서비스로 ▲매출 장부 관리 ▲급여명세서 발급 ▲세금계산서 발행 ▲숨은 카드매출 찾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은 법상 전자금융거래의 방식으로 업무를 영위토록 규정돼 있기에, 사업 영위 여부를 확인하고 제출 서류에 대한 현장실사 등을 거쳐야 하는 기업 대출에 진출하기 어려웠다. 이를 인터넷은행들이 그동안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와 데이터 등으로 해결책을 찾는 모양새다. 

관련 규제도 완화된다.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취급시 사업 영위 여부를 확인하고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의 진위 확인 등을 위한 대면 거래를 허용하고, 예대율 규제도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다음 주자는 케이뱅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보증서 기반 상품부터 출시해 추후 신용 기반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1분기 중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케이뱅크는 2017년 개인사업자 생활자금대출 운영 노하우를 살려 신용평가모형(CSS) 차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 상품을 운영하면서 신용평가 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금융 거래 정보뿐만 아니라 비씨카드의 가맹점 경영정보 등을 CSS에 반영한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출시하는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상품도 매출 추이 등 사업자의 경영, 재무 관련 정보 활용을 더 확대해 CSS를 차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시작으로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대출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반기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이 개시하면, 자사의 기업대출 취급 시 신용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금리혁신법인은 개인사업자의 사업자 매출 정보 등을 활용해 개인사업자의 신용 리스크를 정교하게 평가해 금융시장에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려 금리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SOHO 영업부를 신설하고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도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디지털 SOHO 영업부를 신설하고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도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사진: 신한은행]

시중은행들도 개인사업자 대출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제로 올해도 가계대출 부분에서 성장 제한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자영업자 등의 자금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분 대기업 대출은 2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중소법인은 707.9조원, 개인사업자는 579.3조원으로 각각 15.8%, 14.1% 증가했다. 이 배경으로 한은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지속,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을 주목했다. 

이에 기존 개인사업자 대출을 운영 중이었던 시중은행들은 최근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관련 상품도 내놓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디지털 SOHO 영업부를 신설하고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도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SOHO 영업부는 서울, 경기, 인천지역 개인사업자 고객 중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대출 및 신한은행의 비대면 SOHO대출(쏠편한 사업자 대출, 신한 퀵정산 대출, 땡겨요 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비대면 채널 선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신한은행은 데이터에 기반한 차별화된 고객 관리 및 전담 직원에 의한 맞춤형 금융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NH농협은행이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생산설비 확대 등 경제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기여하는 기업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우대하는 기업상품 'NH기업성장론'을 출시했다. 은행이 산업별 위험수준에 따라 개별산업에 부여한 산업관리등급, 하나로기업고객등급 등에 따라 대출한도를 우대하고 매출액 등에 따라 최대 1.5%p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IBK기업은행도 올 초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사업자를 위해 '자영업자 체인지업' 비대면 서비스를 내놨다. 이는 대출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완화해 주는 제도이다. 특히 영업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신청부터 약정까지 모든 절차가 i-ONE 소상공인 앱을 통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도 개인사업자 대출 관련 비대면 서비스와 추가 상품을 내놓고 있어, 최근 인터넷은행들의 행보를 리테일에서 기업으로 확장하는 초기 진입 단계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복잡한 사업자 대출을 앞으로 얼마만큼 확장할 수 있을지, 비대면 말고도 서비스 차별화를 어디에 둘 지 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카카오뱅크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관련 차별화 질문이 나오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개인사업자 대상 수신과 대출상품 동시 런칭 ▲직관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을 꼽았다. 

시장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성장성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 차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영업자 대출은 내수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이에 따른 대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거나,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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