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석 한은 부총재보. [사진: 한국은행 유튜브]
배준석 한은 부총재보. [사진: 한국은행 유튜브]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6월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을 완료하고 같은해 종합보고서를 발간한다. 

배준석 한은 부총재보는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년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구체적인 CBDC 도입 시기를 발언하기 어렵지만, 한국은행은 CBDC 도입이 결정된 시점에 차질없이 발행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된 기술적 토대와 제반 준비 업무를 철저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017년부터 CBDC 관련 연구에 돌입하고 올해 3월 CBDC 기술적 기반 확보를 위한 컨설팅을 완료했다. 지난 7월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 CBDC 모의실험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8월 말부터 본격 실험에 착수했다. 

배 부총재보는 "8월부터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CBDC 발행과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과 오프라인 결제 등 확장 기능 구현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모의실험을 하고 있고, 이를 내년 6월 완료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내년 중으로 CBDC 종합보고서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배 부총재보는 "CBDC 발행이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발권 등 한국은행 책무에 미칠 영향 등 제반 고려 사항에 대한 연구를 일단락해 내년 중 CBDC 종합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후에는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CBDC 모델과 운영구조 설계, 추가 기술 실험 등 후속 준비 업무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국회, 정부, 금융권 등과 대외소통도 활발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물인터넷,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메타버스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 부총재보는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거의 100%에 달하는 등 디지털화가 높은 수준인 만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민간의 디지털 화폐가 출현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른 화폐 제도 영향에 대해 점검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 성장에도 주목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는 1300달러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배 부총재보는 "스테이블코인 성장은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에 크게 기여하는 점도 있지만, 현재 국제 송금 시스템이 느리고 제한된 접근성, 고비용 등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중앙은행 및 국제기관을 중심으로 각국 CBDC를 연계해 국가 간 지급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와 실험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CBDC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봤다.

아울러 배 부총재보는 CBDC 관련 아직 참고할 만한 선진국 사례가 없는 점을 들며 "CBDC의 모든 측면을 세심하게 검토하며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CBDC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개인, 기업, 중개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면 CBDC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에 CBDC 설계 및 도입 과정에서 민간 부문의 참여와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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