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종헌 기자] 제약업계의 의약품 허가자료 조작 및 허위작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위탁사들도 동반 처벌을 받는 사례가 연이어 터지면서, 제약사들이 향후 품목 제조에 대한 외부 업체 위탁을 놓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고혈압치료제 ‘텔미듀오정’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잠정 제조·판매 중지 처분을 받았다. 품목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한 잔류용매 시험 자료가 허위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이 품목에 대한 품목 허가 취소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약사법에 따라 식약처는 제약사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의약품의 품목허가 취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올해 들어 품질관리가 문제가 돼 약사법 위반으로 적발된 제약사는 총 8곳이다.
식약처는 지난 3월 국내 제약사 바이넥스가 의약품을 임의제조 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GMP 특별 기획점검단을 구성해 제약사를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까지 바이넥스, 비보존 제약, 종근당, 동인당제약, 한솔신약, 삼성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점검단에 의해 적발됐다.
고의로 시험자료를 조작한 제일약품, 한올바이오파마를 제외하고 나머지 제약사들의 약사법 위반 사항은 제조법이 변경됐음에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거나, 원료 사용량을 임의로 바꾸거나 첨가제를 임의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의 품질관리 위반 적발이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사항을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오랜 관행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관리 문제로 적발되는 케이스는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제약사가 몇 곳 안 될거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식약처는 텔미듀오와 동일한 허가자료로 허가받은 14개사 14개 제품 41종도 처분 대상에 포함시켰다.
텔미듀오는 제일약품 용인 제1공장에서 생산되는데, 제일약품에 전 공정 생산을 맡긴 위탁 제품들도 같은 자료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동일한 처분을 받는다는 얘기다.
제일약품에 위탁한 14개사 중 현재 식약처가 발표한 품목을 제조해 판매하는 제약사는 LG화학과 에이치엘비제약, 일성신약, 명문제약, 영진약품, 테라젠이텍스 등 최소 6개 제약사로 파악된다.
이들 제약사는 향후 품목허가 취소에 대비해 자사의 동일성분 고혈압 복합제로 처방 변경을 추진하거나 또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 제약사는 복제약(제네릭) 품목의 생산·판매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조·판매 정지 조치를 받으면 타격이 막대하다. 이외 사업이나 연구개발중인 다른 파이프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별로 주력 품목군과 제조시설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품목 제조를 다른 제약사에 위탁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라며 “하지만 최근 품질관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수탁 규제의 명분을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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