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배 IITP 원장
전성배 IITP 원장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전파정책국장, 통신정책국장,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요직만 거쳤던 전성배 실장이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으로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났다. IITP는 1조4000억원의 ICT R&D 예산을 관리 및 집행하는 기관이다.

1990년 제34회 행정고시를 합격하며 다음해 체신부(현 과기정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해 1월 IITP 원장으로 취임했다. 전 원장은 IITP를  ICT R&D 전문 기관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직원들 역시 전문가로 양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의지 역시 중요하지만 그에 걸맞는 환경이나 시스템 역시 갖춰져야 한다. 전 원장은 이를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생활 때 가계 통신비 인하 등 불가능한 미션을 모두 해결했던 것을 보면 IITP는 그의 임기가 끝날 때 달라져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과 직접 마주하기 힘든 환경에서도 직원3명을 조별로 편성해 로테이션 방식으로 꾸준히 식사를 같이 한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모습이다. IITP 원장의 목표를 ‘전문’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하는 전성배 IITP 원장과 만나 취임 소감과 주요 목표, IITP 역할 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IITP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났다. 취임 소감은 어떤가. 무엇을 바꾸고 싶나. 

"하루가 소중하게 지나간다. 그런 맥락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전에 과기정통부에 있을 때는 언제까지 통신정책국장을 할지, 기획조정실장을 할 지 알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임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IITP가 앞으로 전문적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전문 기관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직원들이 전문가가 됐으면 한다. R&D 예산을 기획 및 선정하고, 수행 하고 관리하는 등 과제 관리는 잘해왔다.

하지만 그것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ICT 기술 트렌드가 어떻게 갈지 , 정책 방향을 어떻게 갈지, 어디에 집중할지 혜안과 전문성을 확보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R&D 기술의 트렌드 동향이나 정책 방향, 예산 우선 투자 등도 선별하는 등 R&D 전문성도 갖춰졌으면 좋겠다. R&D를 하면서 생기는 인력 양성이 자연스레 됐으면 한다. 인력의 지식 능력이나 역량이 커지는 R&D를 투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보고서로 끝나지 않고 사업화가 되거나 국민들의 직접 느끼는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 그런면에서 직원들이 전문가가 됐으면 한다. (임기기한인) 3년을 열심히 일할 용의가 있다." 

-직원들이 어떤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가. 

"기술 트렌드, 정책 예산, R&D, 기획 평가, 인력 양성, 사업화 등 각 분야에서 전문가가 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구성원들이 R&D를 할 때 예산만 나눠주는 쪽에 집중하면 블록체인 분야의 경우 수행과정의 역량이 커지지만 직원 입장에서 남는 것이 없다. 고급 정보가 모이는 절차를 관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몇 년간 그 사람이 업계 동향이나 정책 방향등을 결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이 노력해야 한다. 조직을 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커리어패스를 위해 오래 경력을 키우고 그 보직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갖추게 하는 체계(시스템)를 IITP 내에 갖추고 싶다. 아직은 전문 포스트 이런 개념이 약하다. 전문적 구조화 시스템을 갖추고 직장생활 역량을 키우면서 일하면서 다른 것을 병행할 수 있는 일하는 조직에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선례를 만들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다. 직원들과 같이 만들어 나가고 싶다. 함께 공유하고 공감이 커졌으면 좋겠다. 전문가가 많은 교육체계, 전문 조직 등 자리별로 직위와 역할을 명확화할 것이다. 승진이나 예비 보직 등도 조직내 완벽히 구조화해 체계를 갖출 것이다."

-임기 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 3가지를 말해달라. 

"첫째로, 조직과 개인 모두가 발전할 수 있도록 워라밸을 조화롭게 이루며 균형 있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길 희망한다. 각자 자신이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하고, 그 이외에서는 개인적인 보람과 발전을 느낄 수 있도록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다. 둘째로 ICT 전담기관으로서 1조 4000억 규모 지원예산의 적법하고 공정한 분배 등 R&D 관리체계 효율화와 성과 창출을 지원할 것이다.

ICT R&D, 인재양성 및 사업화의 우수성과가 우리 산업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함께 고민하고 합리적 방법을 찾아가는 노력할 것이다. 셋째로 궁극적으로 국가 ICT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ICT 기술·산업에 기민하게 대응해 기업과 국민의 수요와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지 함께 고민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했으면 좋겠다." 

-디지털뉴딜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시대 IITP 역할은 어떻게 되나?

"디지털뉴딜 시대, 선도적인 기술 확보를 통해 우리가 가진 전통적 경쟁력을 디지털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근본적 체질 변화를 준비 중이다. IITP는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우리의 일상 되어 버린 비대면 시대를 위한 ICT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부터 6G 선도를 위한 원천기술개발을 본격화하고, Lv4 기반의 자율주행차 기술 공공복합위성통신, 사용자 신원 인증 및 프라이버시 보호 등 블록체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차세대 인공지능, 지능형 반도체 등 유망분야 핵심기술 개발과 기술변화 적기 대응을 위하여 예타도 동시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디지털 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핵심기술 발굴·지원을 통해 전략 기술·산업의 육성과 함께 혁신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ICT 생태계 조성에 조력할 예정이다." 

전성배 IITP 원장이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전성배 IITP 원장이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IITP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것을 계획 중인가? 

"ICT R&D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서 R&D 기획ㆍ평가ㆍ관리체계 전반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국민들이 체감 가능한 연구 성과 창출을 지원하는 R&D 혁신파트너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IITP는 ICT 분야 R&D 과제를 기획, 평가, 관리하는 기관으로 관련 생태계에서의 많은 역할 수행 중이다. 조직의 강점인 기획·평가·관리 기능 외에도 R&D와 연계된 앞단과 뒷단의 정책지원과 사업화 등의 전주기적 전문성 제고할 예정이다.

ICT R&D 기획·평가 외에 정책지원, 인재양성 그리고 사업화를 연계하여 전주기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통해 ICT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주고 싶다. 이와 함께, 연구현장의 적극적 규제 개선과 의견수렴을 위한 창구를 활성화해 불필요한 규제와 문제점을 개선하여 연구개발 저해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연구개발 성과 제고에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과기정통부의 업무보고를 보면 탄소중립, 코로나19, 디지털뉴딜, 디지털포용이 4대 키워드다. IITP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

"IITP는 정부정책을 적극 동참·이행하고 새로운 경제·산업 패러다임에 따라 신규 ICT R&D 사업 발굴·기획에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탄소중립의 경우 우리원은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을 기반으로 ICT를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 기술개발·실증 사업 예타 기획 중이다. 에너지 생산·유통·소비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데이터 기반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위한 ICT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2020년부터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의 특수성을 반영해 ICT 기업의 R&D 부담경감을 위한 지원 방안 추진 중이다.

참여기업 민간부담금 및 현금비중을  완화하고 있고, 계속 고용인력 인건비에 대한 현금계상 허용 등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디지털뉴딜의 경우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비대면 경제 활성화 방안 등 정부 주요정책에 따라 비대면 경제 시대를 선도할 기술 분야 지원하고 있다. 비대면 원격 협업 플랫폼, 인공지능 반도체 등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보안, 콘텐츠 등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 지원 중이다. 디지털포용은 사회문제해결 R&D를 통해 국민편익 증진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 우수성과를 양적으로 확대하고 현장에 확산하고 있다. 국민생활, 재난안전 등 공공ㆍ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문제해결형 R&D와 연구자 간 경쟁을 통해 성과제고를 유인하는 챌린지형 R&D도 지원하고 있다." 

-6G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IITP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 ?

"과기정통부와 함께 IITP는 6G 원천기술개발 및 핵심특허 확보, 국제 표준화, 상용화 선제 대응을 위해 6G 핵심기술개발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및 6G R&D 전략 수립을 추진해 왔다. 올해부터 6G 핵심기술개발사업 내 3차원 공간 위성 통신 기술 개발을 통해 핵심원천기술 연구개발 및 표준화 등 추진 중이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등 당장 민간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서 6G 핵심기술개발을 추진해 5G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고, 6대 중점분야(초성능・초대역・초정밀・초공간・초지능・초신뢰) 10대 전략과제 역시 추진 중이다. 6G 융합서비스에 대한 사이버위협에 대비 보안신기술 조기개발 중이다. 6G 표준화 단계별 선제연구 및 국제공조를 통해 표준경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최종 표준선점을 견인하고 있다.

표준특허 유망기술을 선정, 전략맵을 마련하고 특허청과 협력해 기업·기관에 R&D 자금과 표준특허 확보전략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시작품(HW, SW) 개발 등 6G 핵심부품‧장비의 국산화 기반을 마련하고, 유망 장비·부품에 대한 바우처 방식의 중소기업 R&D를 지원하고 있다." 

-ICT R&D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 정부나 IITP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IITP는 ICT R&D 전담기관으로서 ICT R&D 기획·평가·관리체계 효율화 및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자율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R&D 연구자 중심의 기술혁신 생태계를 마련, 창의성과 상상 기반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노력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등 포용적 성장의 핵심수단으로 ICT R&D 역할 확대됨에 따라 국민생활문제 해결을 위한 ICT R&D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민생활, 재난안전 등 공공ㆍ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문제해결형 R&D를 지원하고 있고, 연구자가 직접 연구목표, 연구내용, 최종결과를 제안하는 문제정의 공모방식으로 수요자의 니즈를 반영한 리빙랩 방식의 R&D도 지원 중이다. 

R&D 성과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사업 간 연계를 통한 기술 사업화 등 성과 제고 역시 추진 중이다. 국민편익 증진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성과를 양적으로 확대하고 현장에 확산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대학·출연연 등이 보유한 ICT 핵심기술과 매칭 하는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 사업으로 사업화 R&D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민간은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최선을 다하고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간은 기민하게 기업의 경쟁력 있는 선도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정부와 IITP는 민간이 하기 힘든 고위험·도전형 R&D 확대를 통해 중·장기 핵심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성배 IITP 원장은 누구? 

전성배 IITP 원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군산동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으로 일하면서, 정부가 추진한 보편 요금제 법안을 이통사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깨고,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시켰다. 이어 이통사들이 보편 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통신비 인하에 많은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체신부와 정보통신부를 거쳐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감리정책과장, 통신이용제도과장, 전파정책기획과장, 정책총괄과장을 역임했고 이어 국제협력관을 맡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전파정책국장과 대변인을 역임했다. 과기정통부에서 통신정책국장을 맡았고 기획조정실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올해 1월 IITP 원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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