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디지털투데이 한민옥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시간 가상피팅 안경 쇼핑몰을 운영하고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가하면 기존 금융회사와 함께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핀테크 시장에도 진출했다. '알집', '알약', '알송', '알씨', '알쇼' 등으로 한때 국내 PC 소프트웨어(SW) 시장을 주름잡던 이스트소프트의 현주소다.

이런 ‘확’ 달라진 이스트소프트의 중심에 병역특례로 입사해 18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정상원 대표가 있다.

정 대표는 취임과 함께 보안·포털·게임·금융·커머스를 5대 축으로 사업 분야를 정비하고 이스트소프트의 신 성장동력으로 AI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AI 기술을 투입해 보안·포털 등 주력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금융·커머스 분야에서 실현 가능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대표 5년째를 맞은 현재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게 정 대표의 평가다.

여세를 몰아 정 대표는 이제 이스트소프트의 ‘퀀텀 점프’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올해부터 국내는 물론 글로벌로 AI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줌인터넷에 이은 추가 자회사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출을 공격적으로 늘려 2026년 1조 클럽에 가입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유망기업 인수합병( M&A)도 적극 검토할 생각이다.

이스트소프트에 대해 "내가 성장시켜온 회사"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정상원 대표를 서울 예술의전당 근처에 위치한 이스트소프트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스트소프트 업력이 무려 30여년(1993년 10월 설립)이다. 하지만 이스트소프트하면 여전히 ‘알집’, ‘알약’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사업 변화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93년 창업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던 PC시대였고, 워드프로세서나 엑셀 같은 생산성 도구들도 미비한 상황이었다. 이스트소프트는 당시 ‘21세기 워드’라는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개발한 회사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며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그 시점에 이스트소프트도 사용자가 PC 사용을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여러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회사 이름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잘 알려진 압축 프로그램 ‘알집’이었다. 그 당시는 인터넷이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느렸고, 느린 인터넷 환경에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파일들을 압축해서 용량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또 2007년 말에는 현재 국내 개인사용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백신인 ‘알약’을 출시하며 제 2의 도약을 했다. 다만 2010년대 들어서며 모바일 시대로 세상이 바뀌었고, 그 시점에 모바일 트렌드 대응을 조금 늦게 시작하며 약간의 정체기를 겪었다.

2020년 즈음해서 인공지능(AI)이라는 또다른 변화가 다가왔다. 기술 흐름이든 새로운 플랫폼의 태동이든 대략 10년 단위로 뭔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런 흐름을 재빨리 인지하는 것이 IT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2013년 딥러닝 기술을 처음 접했을 때 세상을 바꿀만한 기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몇년 뒤인 2016년 알파고가 나오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 기술에 대한 진가를 믿게 됐다. 개인적으로 이때 가졌던 믿음에 대해 조금 더 확신을 할 수 있었고, 이 기술로 세상을 조금 더 편리하게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이후 제일 먼저 본사에 ‘AI 플러스 랩’이라는 AI 기술 연구소를 설립했다. AI 플러스라는 이름은 기존 삶에 AI가 더해져 좀더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서비스, 즉시 실현 가능한 AI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이스트소프트는 2015년부터 AI를 활용한 최고의 서비스 기업을 비전으로, 국내 누구보다 발빠르게 Ai 딥러닝 기술을 선택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현재는 그 기술을 특정 기업에 SI 형태로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라 직접 AI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자회사 딥아이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가상피팅 안경 쇼핑몰 라운즈다.“

 

-보안, 게임, 포털, 금융,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수의 자회사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회사별 구체적인 현황은 어떤가.

“현재 9개의 자회사가 있다. 우선 기존 사업 중 알약으로 유명한 보안 사업이 있다. 알약에 AI 기술을 적용해 악성코드의 탐지 범위와 검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스트시큐리티라는 자회사로 분사했다.

또 우리가 집중하는 AI 기술인 딥러닝이 가장 잘하는 부분이 분류와 상관관계 분석이다. 이 상관관계가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산업 중 하나가 바로 금융이다. 이스트소프트는 딥러닝을 통해 주식 시장을 예측해보고 투자를 도와주는 AI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실질적으로 그 알고리즘을 이용해 직접 투자를 하는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처럼 커머스·보안 등 각 사업 부문을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며 전문성을 키웠고, 현재는 각 자회사가 성장하면서 투자 유치와 보상 같은 부분을 모두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본사인 이스트소프트에서는 AI 연구소를 통해 기술연구(R&D)를 해서 나온 결과물들을 각 자회사들에게 라이센싱을 하고, 그 것을 통해 수익을 나누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사업은 모두 포털을 운영하는 줌인터넷이라는 자회사의 자회사, 즉 이스트소프트의 손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줌인터넷은 검색포털 줌닷컴을 운영하면서 자연어 처리, 빅데이터 등 AI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 능력을 바탕으로 AI 활용한 금융사업을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위해서다. 현재 줌인터넷의 자회사로 엑스포넨셜자산운용과 KB증권과의 합작법인인 핀테크기업 프로젝트바닐라가 있다.“

 

-그중 올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어디인가? 줌인터넷에 이어 자회사 추가 상장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회사의 성장 잠재력, 혁신성 등의 측면에서 안경 커머스 자회사인 딥아이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딥아이는 2017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년 2배 정도의 매출 성장을 하고 있다. 올해도 그런 성장세를 이어가고 싶다. 지난해 딥아이의 매출은 약 52억원이다. 재무적으로는 이스트시큐리티가 안정적인 상태에 올라섰다.

추가 자회사 상장은 이스트시큐리티가 잇는다. 이스트시큐리티의 재무적 레코드는 이미 탄탄하게 준비해왔고 사업에 혁신성을 더해 코스닥 상장을 도전할 계획이다. 여러 가지 시장 변수가 있겠지만 현재로써 목표는 향후 2~3년 내 상장이다.“

 

-딥아이의 경우 현재 대한안경사협회와 갈등을 겪고 있는데...

“현재 국내는 온라인으로 도수 렌즈를 판매하거나 배송하는 것이 규제로 인해 불가능한 상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기획재정부 주도로 ‘한걸음 모델’이라는 실증 특례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한걸음 모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해가 발생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부분은 온라인으로 도수 안경을 주문 제작해서 배송까지 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규제의 완전 해소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도수 렌즈는 전문 안경사의 피팅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했을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안경원에서 시력을 측정하거나 안과에서 측정해도, 실제로 안경을 그 도수로 맞추면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안경을 착용했을 때 편함을 느끼는 도수는 따로 존재하고, 이 부분을 전문 안경사가 전문 역량을 통해 찾아가 주는, 즉 피팅이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조금 더 도수를 낮추거나 높이는 조정 과정이 필요하고, 안경에 따라서도 틀린 부분이 있다. 뿔테 같은 경우는 눈과 더 가깝게 렌즈가 달라붙기 때문에 어지러움을 피하기 위해 도수를 조정해야 한다. 또 코받침이 있는 안경은 눈과 렌즈의 간격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정적이고, 안경의 크기에 따라서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반드시 안경사들의 전문 피팅을 받아야하는 것이 맞다.

우리는 기존 안경사와 안경업계의 업권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라운즈를 통해서 안경 구매시 기존 구매 방법에서 고객들이 느끼던 부분을 일정부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가상피팅을 통해 자유롭게 원하는 안경테를 마음껏 써보고, 좀 더 투명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또 현재는 안경원에 안경을 구매하러 가서 안경테를 고른 뒤 빠르면 30분 늦으면 1~2일을 기다려서 안경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때 현행법상 완성된 안경을 고객에게 택배로 배송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안경원을 두번씩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우리는 온라인 도수 렌즈 판매 허용을 통해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같은 온라인 안경 판매 사업자와 지역 안경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 중이다.

실제로 라운즈에서는 ‘블루써클 캠페인’이라는 상생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라운즈에서 안경테를 구매한 고객이 집 근처 파트너 안경원으로 방문해 도수 렌즈 구입을 약속하면, 우리 매출의 일부를 덜어내 고객에게 추가 20%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고객 입장에서는 안경테를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지역 안경원은 도수 렌즈 판매와 신규 고객 유치 등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상생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그룹 시너지 확대가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지금 구조는 R&D는 본사가 하고 R&D 결과물을 자회사에 라이센싱하는 형태로 해서 R&D와 서비스 운영을 분리했다. 이를 통해 커머스는 커머스다운 사업 문화, 금융은 금융다운 사업 문화 등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각 사업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한 각 사업별로 자체 R&D를 할 경우 발생하는 리소스 손실과 비용 손실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도록 본사에서 R&D를 하고 지원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미 그룹사의 시너지는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스트시큐리티는 대표이사, 딥아이는 공동대표 형태로 겸직을 하고 있어 그룹사 간의 경영 이슈를 유연하게 대응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기도 하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지난해 최대 매출 달성과 함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성적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실적 개선의 요인을 꼽는다면?

“일반적으로 우리 회사는 1, 2분기 실적은 평이하고 3분기에는 조금 실적이 낮아졌다가 4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해왔다. 올해는 상반기 전체가 평소의 4분기와 같은 느낌으로 성장한 것 같다. 이스트소프트의 경우 기존 캐시카우 사업들은 매출 구조가 탄탄한 형태다. 그해 어떠한 영업이나 입찰을 통해 단건의 사업을 하는 구조가 아닌 지속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이기 떄문이다. 이에 한해 한해 사업 성과에 따른 부침이 덜한 편이지만, 지난 몇 년간은 R&D 인력 신규 채용, 적극적인 신사업 준비 등으로 투자가 매우 많으며 불가피한 적자를 겪었다.

이제는 투자가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임계치는 어느 정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온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하며 호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는 그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며 성장하고 있다. 투자를 계속하면서도 손익적인 부분에서의 문제가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상태로 회사 구조가 안정되고 있다는 뜻으로 봐도 될 것 같다.“

 

-올해로 대표를 맡은지 5년째다. 감회가 어떤가.

“사실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조금 부끄러운 느낌이 든다. 처음 대표이사 자리를 맡을 때는 이스트소프트에서 사업 본부장, 사업 PM으로서 중요한 사업을 많이 이끌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영이라는 분야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당시 대표이사이자 창업자인 김장중 전 대표와 항상 사업과 조직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경영이라는 분야를 잘 몰랐다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터프하게 사업을 벌였던 것 같다. 물론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 벌려놨던 사업을 수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집중했고, 그 것들이 기회가 되서 현재 회사의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상피팅 안경 쇼핑몰 라운즈의 경우 서비스를 오픈한 뒤 정말 많이 당황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단순히 우리가 가진 AI 기술을 덧붙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커머스는 현물이 오가는 물류 사업의 DNA가 컸다. 또한 안경업이라는 업 자체가 국민 건강과 직결되다보니 이미 알고 있고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따라야하는 규제 허들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부분을 알고 있었다면 과연 시작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사업과 경영이 너무 복잡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사업을 이끌다 보니까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의지 하나만으로 사업을 그냥 진행을 했구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모르는 영역을 뭘로 남겨야 하는지, 아는 영역을 뭘로 해놔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들이 서는 것 같다."

 

-김장중 창업자와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김 창업자는 지난 201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스트소프트는 전문 경영인체제로 전환했다.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 김 창업자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물론 매주 통화하면서 주요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창업자의 생각을 알 수 있다(웃음).“

 

-대표 취임과 함께 신 성장동력으로 AI 서비스를 내세웠다. 현재 성과를 점수로 매긴다면?

“일단은 앞서 얘기한 사업들이 다 살아남아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최근에는 검색포털 줌닷컴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줌인터넷의 핀테크 회사 전환을 성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줌인터넷의 핀테크 회사 전환을 통해 기존 금융업과 핀테크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금융통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그룹사에 흩어져 있던 금융 관련 자회사를 모두 줌인터넷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중 하나가 KB증권과의 합작법인인 프로젝트바닐라다.

 

-프로젝트바닐라의 진행 상황은 어떤가.

"프로젝트바닐라에서는 약 한달 전 모바일 트레이딩 플랫폼(MTS)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MTS와 핀테크 사업을 하기위해 우리는 기존 전통적인 금융 사업에서의 강자였던 KB를 찾아가서, 우리가 가진 핀테크와AI 역량을 설명했고 핀테크 사업을 통해 금융에서의 혁신을 만들어보자고 설득했다. KB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많은 지원을 통해 프로젝트바닐라라는 조인트벤처까지 설립하게 됐다. KB금융그룹에서 직접 스타트업에 직접 자본 투자를 단행한 것을 처음인 케이스라 의미가 더 깊었다. KB에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 금감원의 인허가 과정 등 이 자체가 긴 여정이었던 것 같다.

바닐라 서비스는 출시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는 베타버전으로 약간 테스트 기간 갖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실제 성과로써 드러나진 않았지만 유저가 운영되진 않았지만, 사실 금융 쪽은 워낙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그런 걸 뚫고 뭔가를 한다는 것이 큰 이정표라 생각한다. 여기까지 왔다는 부분이 그게 좀 성과로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다.

바닐라는 기존의 MTS는 복잡하다, 어렵다, 느리다, 이런 것들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좀 더 쓰기 편하게 덜어내 빠르게 편리하게 거기 설정을 맞춘 새로운 형태의 주식 거래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오히려 뭔가 새로운 것을 추가하기 보다는 필요하지 않거나 과한 기능을 덜어내기를 통해서 심플하고 빠르고 필요한 것들, 그렇지만 그게 지금의 그 처음 주식을 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와 기능만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바닐라는 향후 KB증권 계좌만이 아닌 다양한 증권사 계좌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통일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이스트소프트 AI 서비스 만의 주특기를 꼽는다면?

“대부분의 AI 기업들은 B2B 사업 성향이 강하다. B2B로 다른 기업에 AI 기술을 제공하거나 솔루션을 제공해서 효용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많다. 이스트소프트는 연구 개발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직접 서비스를 만드는 다른 부분에서, 그리고 그러한 서비스가 1개가 아닌 다수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봐서 그 기업들과는 궤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진출 계획도 있는가.

“지금 이스트소프트가 하는 AI 사업들은 대부분 사업 디자인 초반부터 글로벌화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 현재 AI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챗봇과 같은 언어 기반의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언어 관련 분야는 사업의 글로벌화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이스트소프트는 실시간 가상피팅, AI 아나운서와 같은 휴먼 인터페이스 글로벌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라 판단해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슈 여파로 잠시 중지됐지만 실시간 가상피팅을 제공하는 라운즈 서비스는 필리핀 안경 사업자와 서비스 수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라운즈 서비스는 내년 CES에 참가해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서비스를 알릴 예정이다. 올해부터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생각이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조직문화 갈등이 심각하다. 이스트소프트는 어떤가. 이스트소프트만의 기업문화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최근 기업 문화와 근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수반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보인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이 우리가 아는 글로벌 빅테크기업들도 이러한 성장통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 자체가 긍정적일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이 미국식으로 일컬어지는 수평 문화로 바뀌고, 어떤 보상의 문제나 회사 밸류에이션의 문제 등 성장 방식이 상당히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의 좋지 않은 사건사고들은 대부분 이러한 충돌에서 드러나는 것 같고, 이러한 요소들 사이의 간극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성장통이라 여겨진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런 문제를 미연에 해소하기 위해서 연령대가 낮은 소위 주니어로 불리는 직원들이 모여 회사에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주니어보드'라는 모임도 새롭게 만들었다. 이 직원들과 대표이사인 저의 만남을 계속 가지고 주간회의 같은 주요 회의에도 참여시켜 회사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일을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병특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른 드문 케이스다. 정 대표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많은 IT업계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해달라.

“최근에는 스타트업 문화가 많이 활발해져서 예전하고 다른 케이스로 자기가 회사를 만들어서 빠른 시일 안에 경영자로서 성장하는 케이스가 많다. 조언이라는 명목으로 무언가를 정의해서 말하기는 조심스럽고 어렵다. 다만 내가 많이 쓰고 공감하는 말 중 하나가 ‘노력도 재능이다’라는 말이다. 저의 경우는 꾸준하게 한자리에서 무엇인가를 계속해 왔고, 그 꾸준함을 통해서 이스트소프트의 경영자가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어떤 방법이 좋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다만 너무 옛날 말 같지만 저처럼 꾸준하게 한 곳을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성장 방식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이스트소프트의 최종 비전은 무엇인가. 더불어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하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 비전이다. 정량적인 목표는 짧은 시간 안(2026년)에 매출을 조단위로 가져가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할 생각이다. 기업은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그 영향력은 선한 것일수록 좋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 다만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선 기업이 어느 정도 규모가 커야 가능하기 때문에, 빨리 회사를 키우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10년 안에 오토메이션 관련 미시사를 쓰는 것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웃음).“

 

◆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약력

75년 경남 창원 출생 서울대 수학과 한양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이스트소프트 아이맨 메신저/아이디스크 개발팀 총괄 팀장 이스트소프트 신사업개발팀 팀장 이스트소프트 알툴즈사업 본부장 이스트인터넷 부사장 줌인터넷 부사장 이스트소프트 SW사업총괄 부사장 ()이스트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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