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벤트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앤디 재시 AWS CEO. [사진: AWS]
리인벤트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앤디 재시 AWS CEO. [사진: AWS]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연례 고객 컨퍼런스 리인벤트 개막 전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AWS판 멀티 클라우드였다. 지난 10월 해외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이 AWS가 이번 리인벤트에서 멀티 클라우드 솔루션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멀티 클라우드와 거리를 둬왔던 AWS가 어떤 얘기를 꺼낼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1일(현지시간) 앤디 재시 AWS CEO가 3시간 가까지 진행한 리인벤트 기조연설에서 멀티 클라우드라는 말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디인포메이션 보도가 오보였던 것은 아니다. AWS는 멀티 클라우드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멀티 클라우드로 분류되는 서비스는 내놨다.

앤디 재시가 이번 리인벤트에서 보여준 발표 자료에는 '엘라스틱 컨테이너 서비스(ECS) 애니웨어'(ECS Anywhere)와 엘라스틱 쿠버네티스 서비스(EKS) 애니웨어(EKS Anywhere)라는 제품도 포함됐다. 기업 데이터센터용인 ECS와 EKS 새버전들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 관리에 사용될 수 있다.

앤디 재시 CEO 슬라이드에 따르면 ECS 애니웨어와 EKS 애니웨어 모두 어떤 인프라에서도 돌아갈 수 있다. AWS도 기업들은 두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워크로드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해줬다고 '프로토콜'이 2일 보도했다.

인프라 클라우드 시장에서 확실한 1위를 달리고 있는 AWS는 그동안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회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객들이 AWS와 자체 인프라는 물론 경쟁사 인프라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도 관리할 수 있는 옵션을 원한다는 사실을 배워가고 있다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 AWS가 멀티 클라우드를 적극 옹호하는 입장까지는 아니다. 앤디 재시 CEO는 이번 리인벤트 기조연설에서 멀티 클라우드에 '멀'자도 꺼내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AWS는 리인벤트에 참여하는 후원 업체들이 발표 자료에서 멀티 클라우드라는 말을 쓰는 것 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늘면서 멀티 클라우드는 AWS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특히 AWS를 추격하는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사이에선 멀티 클라우드는 이미 전략적인 요충지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두 멀티 클라우드 전력과 관련 도구들 개발에 적극적이다.

인프라 클라우드 시장에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든 상황에서 현재와 미래 고객들이 이미 AWS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 행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멀티 클라우드 지원을 위해 애저 스택과 애저 아크를 내놨고 구글은 안토스 플랫폼을 앞세워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자체 데이터센터와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에 걸쳐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들이 여러 회사 클라우드를 쓰게 되면 복잡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특정 회사에 종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회사내 조직들이 각기 다른 요구사항들을 갖고 있다는 상황 때문에 클라우드를 쓰는 기업들 사이에서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분위기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ECS 애니웨어와 EKS 애니웨어가 애저 아크나 안토스와 같은 급으로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관리하는 것은 아직 아닌 것 같다.

ECS 애니웨어 관련 블로그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일반에 공개되는 시점에서 다른 제약들로 인해 인위적인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AWS 대변인에 따르면 두 서비스는 내년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도 그때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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