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대체 기술이 등장 하게 된 이유는 지난 3월 18일 금융위원회가 금융서비스 공인인증서 사용의무화를 폐지한 덕분이다
공인인증서가 다음달로 폐지된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공인인증서 폐지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과 빅테크 기업이 사설 인증서비스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초반 인증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자, 금융권은 1개의 인증서로 여러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양측 모두 기존 공인인증서의 보안은 그대로 유지하되 차별화된 편리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가 전자인증서 통합 작업을 논의 중이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 오찬 자리에서 KB금융지주는 금융권에서 공동 사용 가능한 인증서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가능한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소비자 사이에서는 공인인증서가 갱신 기간이 짧고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결국 이런 논란 끝에 금융당국은 공인인증서 다음달로 폐지를 결정했다. 

빈자리는 금융사들이 출시한 자체 인증서가 대신한다. 향후 출시되는 전자인증서는 갱신할 필요 없이 한번만 발급하면 3년마다 자동 갱신된다. 인증 방법도 지문, 안면, PIN번호 등을 활용해 사용이 더욱 간편해진다. 다만 자체인증서도 은행마다 별도로 발급받고 관리해야한다는 사실 때문에 소비자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전자인증서 통합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통합을 하기 위해선 기술적인 부문들이 남아있다”며 “현재 사용 중인 은행 자체 인증서 통합과 아예 새로운 인증서를 만드는 방향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도 인증서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든 상태다. 이들은 이미 카카오뱅크와 네이버파이낸셜 등으로 금융권 시장으로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올해 대출, 보험 서비스 등을 출범해 종합 금융사로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금융권으로 빠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인증서 시장 선점을 통해 플랫폼에 이용자를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보다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2017년 카카오페이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기반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1500만건 이상의 인증서를 발급, 올해 연말까지 2000만건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카카오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의 후보자로 포함되기도 했다. 만약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다면 내년 1월부터 정부24, 국민신문고 등에서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인증 사업에 뛰어든 이후 9월 기준 인증서 발급 건수가 120만건을 돌파했다.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에서도 같은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인증서와의 차별화된 점이다.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후보자'에서는 탈락했지만, 장기적으로 활용처를 늘려 사용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폐지 이유는 사용자들의 불편이 컸다"며 새로운 인증서를 내놓는 만큼 기존 인증서가 가지고 있는 불편함에서 벗어나 편리성, 범용성 등을 추구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보안까지 획득한 업체의 인증서가 결국 선택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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