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빅테크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직면한 금융권이 차별화 일환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전진배치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점 창구를 통한 대면 영업 외에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를 통해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태블릿 브랜치 애플리케이션(앱) ‘위니미니(mini)를 출시했다. 위니미니는 고객을 직접 방문, 태블릿으로 금융상품 가입 및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고객에 대한 여·수신 신규 및 제신고 기능 외에도 ▲기업고객에 대한 여·수신 상담 및 신규 ▲QR코드를통한 신용카드, 개인형 퇴직연금(IRP), 청약저축 등 금융상품 간편 가입 ▲가맹점결제계좌 신청 등으로 업무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신한은행도 태블릿 브랜치 영업 구조를 개편, 오는 12월부터 시행에 돌입한다. 직원 개인이 지점 한 곳의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방문 영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미 진행 중인 1 대 1 화상 상담에 더해 단체 상담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태블릿PC를 통해 금융상담과 은행업무가 가능한 'KB태블릿브랜치' 서비스를 시행해왔다.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거래 완결성 ▲전자서식 차별화 ▲정보보안 강화 부문이다. 수신, 여신, 카드뿐만 아니라 외환, 퇴직연금 등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조회, 각종 신고, 해지업무를 포함한 종합적인 자산관리 상담 등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이 태블릿 브랜치 고도화에 나선 이유는 새로운 영업에 대한 수요 증가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올해 코로나19로 지점 방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대면 영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의 강점을 살린 빅테크, 핀테크 업체 뿐만 아니라 은행까지 뛰어드는 모양새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면과 비대면 사이에 있는 태블릿 브랜치가 적격이라는 평가다.
줄어드는 지점에 대한 대안으로도 꼽힌다. 지난 2016년 7100개였던 국내 은행 지점이 올해 6월 말 6591개로 줄어들면서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향후 은행들은 태블릿 브랜치의 취지를 살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을 겨냥한 영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는 온라인에 초점을 맞춰진 핀테크 업체들이 따라하기는 쉽지 않은 전술이다. 은행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 15일 '은행 혁신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고객 금융상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액을 소지한 고객은 여전히 비대면보다는 대면 거래를 더 선호할 것이다. 일반 고객 역시 업무처리 성격 외에도 상담이나 민원 해결을 위한 목적으로 대면영업을 선택할 것"이라며 "고객 금융 상담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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