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 네이버]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

[디지털투데이 금융·핀테크팀] 네이버가 세간의 논란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왔다. 주로 금융권이 내놓는 정보에 비해 네이버는 한정된 정보만 제공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의 금융권 진출이 더욱 활발해면서 앞으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 서울 역삼동 네이버파트너스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서비스 밋업'에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자사가 축적한 데이터를 움켜쥘 생각은 없다. 오히려 적극 개방해 스타트업과 연구계가 접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면서 "일환으로 데이터 개방부터 공유, 판매, 인큐베이팅(창업 지원) 등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데이터 샌드박스'의 연내 구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샌드박스는 네이버가 직접 만드는 데이터 공동 인프라를 뜻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을 포함한 자사 데이터를 비식별처리한 뒤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가공해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형태다. 스타트업과 AI 관련 학계와 연구계가 제공 대상이다.

이날 네이버파이낸셜은 정부 사업인 '데이터 거래소'에 활발히 참여하겠다고도 밝혔다. 금융 데이터 거래소란 금융회사들이 데이터를 서로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 플랫폼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6얼 내놓은 '금융분야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방안'에 포함됐던 정책이다.

다만 그는 "네이버는 회사 특성상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개인정보 무단 도용과 오남용 등의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이용자의 사적 영역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데이터 개방 청사진 공개...'데이터 샌드박스' 연내 가동

지난주에는 어떤 일이?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의 금융시장 강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일 발표된 네이버의 성장은 무서울 정도다. 

네이버의 2분기 매출 상승은 커머스의 성장과 네이버페이의 외부 결제처 확대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네이버페이 결제자 수는 1300만명으로 집계됐고 올 2분기 거래액은 6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56%의 성장률을 보였다.

향후 네이버는 국내 1300만명에 달하는 '씬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를 지원할 뜻을 밝혔다. 금융 거래 경험이 거의 없어 시중은행에서 제대로 된 신용등급을 받지 못했던 중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쇼핑몰과 식당, 금융기관 등 업종별 상위 온·오프라인 결제처와의 제휴를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며 "결제 규모가 커질수록 쇼핑과 결제 등 상호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거래액 6조 돌파한 네이버페이 '씬파일러 대출' 기대

이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은 올 하반기 중 자체적으로 구축한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ACSS)을 내놓는다. 금융 거래 이력이 거의 없어 시중은행에서 제대로 된 신용등급을 받지 못했던 소상공인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ACSS 구축에는 네이버 오픈마켓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데이터가 주된 역할을 한다. 판매자들의 매출 흐름과 개별 신뢰도, 단골 이용자 비중, 상품 배송 신속성 등이 실시간으로 ACSS에 적용된다. 

한국P2P금융협회. (사진=신민경 기자)
한국P2P금융협회. [사진:신민경]

 

핀테크 업체들도 대안 신용평가 시장에 뛰어든다. 앞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합작 핀테크 업체인 핀크는 지난해 5월 '대출 비교 서비스'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 받아 그해 11월 출시했다. 올 3월에는 SK플래닛이 '온라인 대출 비교 모집 플랫폼'으로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고객들의 전자상거래 이용 실적을 바탕으로 여러 금융기관 상품을 비교해 맞춤형 대출조건을 제공한다.

핀테크 업체들이 대안 신용평가 시장에 나서는 것은 보유한 데이터로 1300만명에 달하는 대출 소외 계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부자' 핀테크 업계, 대안 신용평가 시장 눈독

이런 가운데 스타트업 지원은 여전히 활발했다. 지난달 30일 국내 최대 규모 창업 지원 공간인 '프론트원'이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들어섰다. 프론트원은 지상 20층과 지하 5층, 연면적 3만6259㎡,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됐다. 광화문 광장의 2배 규모다.

프론트원은 창업가들의 인큐베이팅(창업 육성)과 엑셀러레이팅(성장 지원)을 돕는 보육 플랫폼이다. 올해 말까지 기관별 개별 심사를 통과한 스타트업 100여곳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계획으로 1000명을 웃도는 새 유동인구가 공덕에 유입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프론트원 개소를 즈음해 720억원 규모 전용펀드를 조성하고 모험자본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최대 창업공간 '프론트원' 오픈...마포 핀테크 중심지 급부상

반면 P2P금융 업체들은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사기와 상환 줄지연 등 P2P금융 업체들의 부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0%대 연체율을 유지해 온 모범 업체들도 상당하지만 P2P금융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업계에 따르면 P2P금융 업체 넥펀의 공식 홈페이지가 지난달 30일부터 접속이 차단됐다. 경찰에 따르면 넥펀이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자금을 기존 투자자의 원리금을 상환하는데 쓰는 등 일명 돌려막기를 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동산 담보 전문 P2P금융 업체인 탑펀드에서 원금과 이자 상환이 대거 연체됐다. 회사측은 지연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에 전하며 "지연 건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인 추심 절차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넥펀 사태를 겪은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재 탑펀드 홈페이지에서 조회되는 상환 지연 상품은 58건에 달한다.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자 올 3월 P2P대출 투자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던 금융감독원은 최근 수위를 높여 P2P금융 업체 240여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바닥 떨어진 P2P금융 신뢰도...법제화로 회복 모멘텀 마련할까

이번주에는 어떤 일이?

오는 5일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입되는 가운데 은행·카드·보험회사 등은 보유 데이터를 오픈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형태로 핀테크 업체 등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개방해야 한다.

데이터3법이 본격화되면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맞춤형 혜택 제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초개인화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경우 이용자들의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필터 버블이란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만을 제공해 이들 개개인을 자신의 관심사와 비슷한 환경 안에 가두는 현상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윤민섭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금융소비자연구센터장은 "데이터3법 시행 이후 맞춤형 마케팅이 정교해지면 해당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와 의존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고객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 회사들이 상품 추천을 맡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데이터 시대 D-2... '초개인화 마케팅' 문제 없을까

서울 공덕동 프론트원 [사진:디캠프]
서울 공덕동 프론트원 [사진:디캠프]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