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첫 '무제한 돈풀기' 돌입... "금융시장 안정 vs 부작용 초래"
한은, 첫 '무제한 돈풀기' 돌입... "금융시장 안정 vs 부작용 초래"
  • 고정훈 기자
  • 승인 2020.04.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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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첫 RP 매입 입찰에 5조2500억원 몰려...한은 "모두 지급하겠다"
RP 매입으로 금융시장 안정 기대감 높아져
일각에선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부작용 우려도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으로 '무제한 돈풀기'에 돌입했다. 2일 한은이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실시하자 5조2500억원이 응찰했다. 금융시장 안정 효과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한은은 5조원대 자금을 모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기는 91일로 금리는 기준금리보다(연 0.75%)보다 0.03p 높은 0.78%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한은의 첫 자금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권을 비롯한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한은은 지난달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4월부터 3개월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한은은 무제한 매입과 함께 매입 가능 채권의 범위도 기존 국채와 정부조증채 등에서 은행채 및 8개 공공기관채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 추가로 풀리는 자금은 약 7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구입하는 조건으로 파는 채권을 뜻한다. 금융기관은 채권을 판 기간에 따라 한은에 이자를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유동성(통화) 풀리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한은의 대표적인 시중 유동성 조절 장치로 불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양적완화’로 보고 있다.

한은이 양적완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무제한 RP 매입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 진행되는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시장에서 단기자금 부족 현상이 발생, 금융기관 자금 사정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무제한 돈풀기로 이런 악순환을 차단하고, 채권이나 증권시장안정펀드 등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게 된 은행들에게 유동성을 지원하는 효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업계도 이번 한은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한은이 제시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며 “단기 유동성 위축 해소에 도움을 주고, 향후 정부 금융안정 패키지 시행 과정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조달 부담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 (사진=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다만 일각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율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양적완화는 환율과 물가 등이 올라가는 효과를 불러온다. 대규모로 돈이 풀리면서 통화가치 자체가 떨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 19일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로 달러 안전판을 확보해 실제로 환율 상승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될 여지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부작용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시장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주식보다는 진입장벽은 높지만 한번 사놓으면 손해볼 일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하자 전국 아파트 가격은 38.19% 올라갔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73.38%, 48.89% 올라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양적완화는 정부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9억원 이하 부동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버블이 일어나면 그만큼 금융권 부실도 커진다"며 "과도한 부채는 결국 또다른 금융위기를 양산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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