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모습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시중 은행들의 새로운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은행마다 광고모델 활용, 코믹 영상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들의 눈길 사로잡기에 나섰다.

2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 IBK기업은행, 씨티은행 등이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2012년 11월 8일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NH농협은행은 현재 37만9000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는 웬만한 인기 유튜버의 구독자수 보다 많은 수치다.

NH농협은행은 고전적이고 보수적일 것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발랄한 분위기의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주택청약저축이나 연말정산 같은 금융과 관련된 상식은 물론, ‘수박을 먹기 좋게 자르는 방법’ 같은 생활 상식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디지털 혁신 캠퍼스에 입주한 IT, 핀테크 기업들도 소개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모습

NH농협은행은 배우 정해인씨, 유튜브 스타 박말례 할머니 등 유명인들도 섭외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해인씨가 출연한 환전 서비스 소개 영상은 조회수가 204만건에 달했으며, 박말례 할머니 영상도 수십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총조회수 기준으로 1위는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구독자는 11만6000명으로 NH농협은행에 비해 많지 않지만 총조회수는 8153만건에 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 광고 모델들을 잘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방탄소년단(BTS)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한 옹벤져스가 KB국민은행의 광고 모델이다. TV광고의 경우 1~2분이라는 시간의 제약이 있다. 유튜브는 형식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의 멤버별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뷔가 디지털 금융을 소개하는 영상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은행은 유튜브에서 구독자 2만9200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조회수는 3764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회초년생이 알아야 할 금융투자 꿀팁 베스트3 등 금융 상식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또 은행원들의 애환을 다룬 웹드라마도 제작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프로 농구단 관련 소식도 유튜브로 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은행 캐릭터 ‘쏠’ 등을 영상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금융관련 정보를 알리고 은행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사내 방송국 SBN이 제작한 영상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돈을 말하다’, ‘김 대리의 슬기로운’ 시리즈 등 코너를 유튜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돈을 말하다’는 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한 인물들에게 들어보는 내용이다. ‘김 대리의 슬기로운’ 시리즈는 코믹한 상황과 연계해 하나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투자정보를 알려주거나 은행 상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주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또 간간히 ‘SC제일은행 창구 직원의 하루’ 등과 같이 담백한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씨티은행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늦은 2019년 유튜브 활용을 시작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시중 은행들의 유튜브 계정 활동 정보

IT를 잘 활용할 것 같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의외로 시중은행에 비해 유튜브 구독자수와 영상이 많지 않다. 반면 총조회수에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은행들이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2019년 대한민국 모바일 앱 사용자 순위를 공개했다.

1위는 월간 사용자 수 3743만 명을 기록한 카카오톡이었다. 그리고 2위가 유튜브로 3439만명이 사용했다. 이는 3위인 네이버 3084만명 보다 많은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7위, 페이스북은 8위를 차지했다. 플랫폼 중에서는 유튜브가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은행들이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젊은 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은행들 입장에서는 유튜브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들은 유튜브에 상당히 신경을 쓰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자신들의 마케팅, 유튜브 운영 전략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모습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의 상황을 보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