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투자 현황. 투자기간 6개월의 연이율 7.5%가 예상되는 개인신용 분산투자 상품에 1만원을 투자했다.
카카오페이 투자 현황. 투자기간 6개월의 연이율 7.5%가 예상되는 개인신용 분산투자 상품에 1만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카카오페이가 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종 잡음이 많았던 P2P 대출 방식이다. 내 돈 들어가는 투자인데 플랫폼인 카카오만 믿고 할 순 없었다. 몇달간 계속되는 완판 행진에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투자 상품이 오픈되는 11시는 마치 대학 시절 '수강신청'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11시 정각 투자 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투자하기'를 눌러도, "투자 모집이 마감된 상품입니다"가 뜨곤 했다.

며칠간의 시도 끝에 1만원을 투자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기간 6개월의 연이율 7.5%가 예상되는 개인신용 분산투자 상품이었다. 이틀 뒤, 첫번째 상환금 198원이 들어왔다.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카카오페이가 3달째 투자 서비스 완판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P2P 투자가 금융업으로 인정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사기와 먹튀 논란으로 다소 침체됐던 P2P 업계에 순풍이 불고 있다.

P2P 대출은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중개기관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투자자가 차입자에게 직접적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영업형태를 말한다. 플랫폼 영업 특성상 전통적인 대출취급기관에 비해 설립 및 운영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절감된 비용으로 차입자에게는 더 낮은 금리를, 투자자에게는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투자자는 차입자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구조다. 대출부실 리스크는 투자자가 모두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플랫폼이 정보 중개뿐만 실사, 신용 정보 확인 및 심사, 대출관리, 추심 등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규제 공백에 따라 허위 공시, 투자자금 유용 및 횡령 등의 문제가 다수 발생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가 투자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나왔던 우려도 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20일 시작한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는 ▲투자 최소 금액 1만원 ▲카카오페이가 엄선한 10% 전후의 수익률 ▲별도 가입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세금을 뗀 수익금 및 투자 현황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편의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투자자보호입장에서 좋은 파트너를 저희가 직접 선정한다. 상품에서도 저희만의 기준을 세웠다. 기존에 있던 상품 가져오는게 아니라 직접 만들고, 부동산 경우 저희가 직접 확인한다"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이용 방법(이미지=카카오톡 내 페이 서비스 갈무리)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이용 방법(이미지=카카오톡 내 페이 서비스 갈무리)

현재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와 함께 투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3달이 지난 지금, 카카오페이 투자 상품은 빠르면 몇 초만에도 매진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최소 1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한정됐다는 점에서, 투자자 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P2P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P2P 누적 대출액은 2016년말 0.6조원에서 지난해 말 4.8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정부는 P2P금융을 핀테크 산업으로 건전하게 육성하고자 법제화에 나선 상태다. 

이미 공시 강화 및 투자금 분리보관 등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대출중개업법(’17.7월 민병두의원), 온라인대출거래업법(’18.2월 김수민의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18.4월 이진복의원), 대부업법(‘18.2월 박광온의원), 자본시장법(’18.8월 박선숙의원) 등 5개 제·개정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P2P 투자 구조(이미지=한국소비자원)
P2P 투자 구조(이미지=한국소비자원)

다만 지난 1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연구원 등의 주최로 진행된 공청회에서 윤민섭 한국소비자원 연구위원은 "최근 토스, 카카오 등 타 플랫폼을 통해 청약을 받는 것은 P2P 본연업무를 위탁하는 것으로 제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언해, 플랫폼 사업자들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토스'는 2017년부터 부동산 P2P 금융회사 테라펀딩 등과 제휴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10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며, 토스에 따르면 이미 작년 1월 월 투자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토스는 지난해 5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P2P 대출은 토스의 수익 상품 중 하나다. 토스 측은 법제화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NHN페이코 또한 P2P 투자 서비스로 수익화에 나선다. 페이코 측은 "현재 서비스 모델을 검토 중"이라며 "현행 제도와 규제 안에서 다각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P2P 업계는 안 좋은 이슈들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다. 카카오페이는 중개 플랫폼으로,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는 업체와 협력해 시장을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페이 투자서비스의 시작으로 P2P 투자가 뭔지 잘 모르던 분들을 1만원 정도의 적은 금액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하는 중간 역할을 하면서 시장 자체를 활성화시키는 등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봐달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