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미국 내 가입자 기준 각각 3위, 4위 이통사인 티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장애물이 생겼다. 민주당 상원의원 8명이 양사 합병을 반대하는 서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경쟁이 저하되고 일어나 요금이나 가입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합병으로 인해 3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의 경우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먼저 추진하는데, 추후에 두 회사가 합병한다고 나설 경우 티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할 때의 문제점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티모바일과 스프린트의 CEO들이 의회의 질문에 답하기 바로 하루 전에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양사 합병을 반대하는 서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과 커스틴 길리번드, 엘리자베스 워런, 코리 부커, 버니 샌더스 등 동료 8명이 보낸 것이다. 이들은 이번 합병으로 시장 집중 현상으로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요금이나 가입비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선불 요금제 가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가 요금제 사용자들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또한 양사간 합병으로 인해 약 3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에 이 합병은 두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상원의원들은 또한 티모바일과 스프린트 모두 시골 지역에서 기반시설을 구축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새로 합병된 회사는 이 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즉, 시골 지역 이용자들이 여전히 무선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2011년, 티모바일은  AT&T 인수를 추진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는데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그 거래가 중단됐기 때문에 티모바일이 현재의 AT&T보다 LTE 네트워크의 커버리지가 더 넓다고 생각한다.

8명의 민주당 상임의원들이 서명한 서한은 마칸 델라힘 반독점 당국 책임자와 아짓 파이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 회장에게 발송됐다. 델라힘은 애플,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인 영향력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고, 아짓 파이 역시 망중립성을 폐기하는 등 친기업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거쳐 CJ헬로 인수를 결정할 계획이다. 몇 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고 할 때는 인수합병을 동시에 추진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CJ헬로를 먼저 인수하고 몇 년 후에 합병할 방침인데, 몇 년 전과 달리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도 필요없고 상황도 바뀌어 정부가 승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추후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합병한다고 할 경우 경쟁 제한성, 요금 인상, 일자리 문제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