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한구석 거뭇거뭇 곰팡이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은밀히 동거를 하고 있었다. 냄새도 나지 않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다. 그대로 둘 것인가, 방을 빼게 할 것인가. 흘끗 흘겨보고는 "별 일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현관을 나선다.

"곰팡이, 너는 어디서 왔니?" 정확한 포인트는 찾을 수 없다. 어딘가에서 다 자란 곰팡이가 포자를 형성하고, 그 포자가 바람을 타고 우리 집 벽이나 창틀 등에 착륙, 축축한 곳에서 활발히 성장해 출근 전 봤던 거뭇거뭇 한  모습으로 내 눈앞에 나타난다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 한구석에 있던 녀석이 다 자라면 또 포자를 날릴 것이다. 그렇게 영역을 확장하고 퀴퀴한 냄새도 발생시킬 것이다.

다홈케어 박현익 홈케어기술팀장.
다홈케어 박현익 홈케어기술팀장.

"곰팡이, 너 건강에도 해롭니?" 당연히 해롭다. 시도 때도 없이 포자를 쏴대는 곰팡이와의 동거가 길어지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두통, 피로, 메스꺼움, 호흡곤란, 기침, 아토피 피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호흡기관이 약한 사람이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 아이들이 있는 집이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 예방할 수 있니?" 곰팡이 포자가 날아 들어온다고 해도 필요한 영양분이 공급이 되지 않으면 내 집에서 자라날 수 없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집안에 습기 제거이다.

겨울철 잦은 환기와 여름철 꾸준한 제습기 사용으로 집안에 습기를 줄여 곰팡이가 살 수 없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누수나 건축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습기로 인한 곰팡이는 전문가 또는 전문 업체와 상담을 해보면 좋다.

"곰팡이, 이미 펴있는 녀석은 어떻게 하니?" 창틀, 욕실, 주방의 실리콘 부분에 펴있는 곰팡이는 휴지를 돌돌 말아 그 위에 올려두고 락스를 부어 불린다는 생각으로 30분 정도 그대로 둔다. 30분 후 휴지를 제거하고 깨끗이 닦아주면 심하지 않은 곰팡이들은 제거할 수 있다.

다음으로 벽지에 피어있는 곰팡이. 심각하지 않다면 락스 또는 곰팡이 제거제를 헝겊 등에 살짝 묻혀서 겉을 닦아주고 말리면 되지만, 심각하게 피어 있다면 벽지를 새로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곰팡이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벽지를 새로 하게 된다면 해마다 벽지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벽지를 제거하고 제거제를 통해 확실히 뿌리를 뽑고 다시 벽지를 붙여야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다. 폼블럭, 항균페인트, 단열벽지, 규조토 등을 추가해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

혹시나 이런 위험한 동거를 시작하려 하시거나, 나도 모르는 사이 동거를 하고 있는 경우라면 서둘러 제거해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곰팡이, 너 이제 방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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