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100일이 지났다. 대책 발표 이전 100일과 비교하면 부동산시장이 많이 달라져 있음을 알수 있다. 그동안 여타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압도하던 서울보다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아졌다.

서울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국 부동산 투자자들의 로망이었던 강남보다 강북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 9.13대책이 발표된 이후 100일 동안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심형석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
심형석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

2019년 부동산시장은 상승과 하락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8·2대책을 포함한 문재인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인해 하락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상승의 모멘텀을 확보할 것인지 기로에 서있다.

이러한 변화를 예측해 보기 위해서는 9.13대책 발표 이후 최근까지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부동산시장 안정은 여기에 기인한 점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9.13대책 이전 100일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경기의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1.08% 상승했던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49%로 떨어진 반면, 0.3% 상승에 그쳤던 경기는 같은 기간 0.59% 상승으로 서울의 상승률을 제꼈다. 경기도의 아파트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보다 경기의 상승률이 높아졌다는 점은 두 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풍선효과다. 서울을 누르니 경기가 부풀어오른 것이다. 경기의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이 오히려 더 상승한 것은 이러한 풍선효과에 따른 영향을 방증한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과 분당이 소재한 경부1권의 상승률은 같은기간 1.73%에서 0.76%로 하락했다. 반면 용인이 속한 경부2권과 일산이 속한 경의권은 각각 0.99%애서 1.67%, -0.91%에서 0.81%로 하락에서 벗어나거나 상승폭을 넓히고 있다. 과천과 분당 등은 최근 경기도에서 아파트 가격상승을 이끌었던 핵심 지역이었다.

반면 용인과 일산은 그동안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호황에서 빗겨나 있었던 대표적인 지역이었다. 과천과 분당을 누르니 용인과 일산이 풍선효과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승의 하반기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판단해 볼 수도 있다. 참여정부 시절 2005년부터 시작된 하반기 부동산가격 상승 시 강남3구보다는 1기신도시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었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울 강남과의 가격 차이를 좁혔다.

2019년 이후에 시작될 하반기의 가격상승도 마찬가지의 괘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용인과 일산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울 강남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9.13대책 발표 후 100일 동안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 5개를 추려보면 서울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용인시, 고양시, 구리시, 수원시 등이 포함되었다. 그동안 아파트 가격 상승에서 빗겨나 있었던 곳이다. 서울에서 경기로, 경부1권에서 경부2권이나 경의권으로의 가격 파급효과가 눈에 띄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매매가격 상승률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9.13대책 발표 이전 100일 동안에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승률 격차가 2.4% 였으나, 이후 100일 동안은 1.3%로 좁혀졌다. 풍선효과와 함께 대구나 대전 등 특정지역을 제외하고 계속된 침체를 보인 지방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하는 변화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는 있으나 서울 부동산시장의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지방 부동산시장에 대한 지원이나 규제 완화의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지방 부동산시장에도 따뜻한 온기가 퍼질수 있을 듯하다. 최근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조정 등 지방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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